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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전망] 여름의 마지막과 가을의 시작

반등 실패한 中 급락 상쇄할만한 모멘텀 부재

기분 탓일까. 9월의 첫날 아침은 왠지 모르게 선선하게 느껴진다. 하루 전날인 8월 마지막 날만 하더라도 눈부시게 강한 햇살에 나무 그늘을 찾아 헤맸는데 벌써 그 따뜻한 햇살이 그리워진다.


9월1일부터 가을이 시작된다는 공식은 어디에도 없지만, 8월31일과 9월1일이 주는 느낌은 꽤 차이가 난다. 온도나 햇살 등 막상 크게 달라진 것은 없는데도 9월 첫날은 뜨거운 여름이 지나갔다는 아쉬움과, 선선한 가을이 시작됐다는 설레임이 교차된다. 단 하루동안 바뀔 수 있는 것은 별로 없는데도 말이다.

단 하루만에 시장은 얼마나 바뀔 수 있을까. 단 하루만에 투자심리는 얼마나 위축되고, 혹은 어느 정도 살아날 수 있을까.
8월의 마지막 날 월말효과를 내심 기대했던 만큼 전날 중국의 급락에 따른 코스피 1600선 붕괴는 더 아쉬움이 컸다. 시장 상황이 하루만에 얼마나 바뀌었는지 모르겠지만, 비관론자의 목소리가 점점 크게 들린다.


비관론자들은 일주일 전이나 하루 전날이나 똑같은 목소리를 내고 있었겠지만, 기분 탓인지 이제는 비관론자들의 이야기에 귀가 더 기울여진다.

그만큼 중국증시의 7%에 육박하는 급락은 투자자들에게는 충격으로 다가왔을 법 하다. 8월 초 한 때 3470선을 넘어섰던 상해종합지수는 이미 8월 한달간 6월과 7월의 주가 상승분을 모두 반납했을 정도로 큰 폭의 내림세를 겪고 있었지만 전날의 급락은 꽤나 신선했다. 8월 중순 이후 한차례 반등에 성공하면서 그간의 급락세도 진정이 됐다는 안도감이 컸지만, 전날 다시 7%의 급락세를 보이면서 안도감은 어느새 사라지고, 어디가 바닥일지 예측하기가 힘들어졌다.


특히 한번 추세가 형성되면 상당기간 지속되는 중국증시의 특성을 감안해본다면 월간 기준 7개월간의 상승세를 마치고 8개월만에 하락세로 돌아선 중국증시는 더 불안하게 느껴진다.


물론 중국증시의 급락이 펀더멘털적인 요인은 아니다. 유동성 위축에 대한 우려와 함께 물량 부담 등 수급적인 요인, 즉 내부적인 요인이 중국증시를 불안케 했지만, 중국증시의 충격은 글로벌 증시 전체에 영향을 미쳤다. 8월 초 중국증시가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할 때는 뒤늦게 강세를 보이기 시작한 미국증시 덕분에 불안감이 상쇄됐지만, 이제는 미 증시조차 중국에 반응하는 모습을 보이며 전 세계적으로 불안요인이 됐다.


이는 그만큼 시장이 단기급등에 대한 부담을 느끼고 있다는 뜻도 될 수 있고, 또 추가적인 모멘텀이 필요한 시점이 됐다고도 볼 수 있다.


경기회복 모멘텀은 이미 시장 내 충분하게 등장했고, 주가에도 더할 나위 없이 반영됐다.
전날 발표된 국내 산업생산 동향에서 뚜렷한 경기회복 신호가 발생했지만, 이보다는 먼 중국의 수급 요인에 더 민감하게 반응했던 요인도 마찬가지 이유다.


게다가 경기회복 신호를 마냥 받아들일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마저 여기 저기서 제기되고 있다.
전날 7월 산업활동 동향을 살펴보면 국내 경기가 강력한 정책 모멘텀 등에 힘입어 빠른 개선속도를 보이고 있음을 확인했지만 정책 모멘텀 이후 새로운 모멘텀 부재에 대한 우려 또한 확인할 수 있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출하 부진으로 인해 연초 이후 빠른 개선속도를 보이던 출하-재고 사이클 회복 속도가 주춤해진 점이다.
출하가 둔화된 배경은 정책효과가 약화됨과 동시에 더딘 수출출하 회복으로 볼 수 있는데 이는 경기선행지수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 만큼 4분기 중 국내경기 개선 흐름이 둔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신영증권에 따르면, 경기선행지수와 주가를 비교해볼 경우 경기선행지수가 고점을 기록할 때 코스피 전년동월비는 50~60%에서 고점을 기록했다. 4분기 경기선행지수가 고점에 도달한다고 볼 경우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2월까지 주가가 900~1100선에 있었기 때문에 코스피가 1600선대에 있어도 코스피 전년동월비는 50~60%까지 상승한다.



즉 코스피 지수는 경기회복을 모멘텀으로 삼을 경우 이미 고점 부근에 도달했고, 여기에서 기대할 수 있는 추가 상승여력은 크지 않다는 얘기도 된다.


외국인의 매매에서도 시각의 변화는 느낄 수 있다. 외국인은 여전히 전기전자에 대해서는 큰 흐름에서의 매수세를 보이고 있지만, 월초 화학이나 운수장비 업종에 대해 높았던 관심은 점차 통신이나 전기가스와 같은 경기방어 업종으로 옮겨가는 모습이 포착되고 있다.


벤 핼리버튼 트래디션 캐피털 매니지먼트 CIO는 "가장 우려되는 것은 경기가 강하게 회복되고 있다는 전세계의 믿음"이라고 말했다.
지난 6주간 사려는 사람들이 팔려는 사람보다 훨씬 많았던 시장 상황이 전 세계 주식을 패닉으로 몰아넣고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김지은 기자 jekim@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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