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년 정치인생 지역감정 최대 피해자
전두환.노태우 용서를 통한 사랑으로 승화
김대중 전 대통령은 정치인생 55년간 영ㆍ호남 갈등으로 대변되던 동서화합을 위해 꾸준히 노력했다.
하지만 DJ가 재임시절 가장 아쉬운 점을 "동서화합을 하지 못한 점"을 들 정도로 큰 결실은 거두지 못했다.
한국 정치사에 있어 지역감정의 최대 피해자였던 DJ는 1996년 12ㆍ12 및 5ㆍ18과 관련, 사형을 선고받은 전두환 전 대통령을 살리기 위해 당시 대통령인 YS에게 "전직 대통령의 불행한 역사가 되풀이 되어선 안 된다"며 사면을 건의했다.
수십년만의 정권교체로 자신이 집권했을 때 그는 전 전대통령과 노태우 전 대통령을 직접 사면ㆍ복권시키며 이를 실천해 나갔다.
심지어 대통령 재임시에는 전 전 대통령을 수차례 청와대로 초청해 국정 현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1980년 5월', 자신을 사형장으로까지 내몰았던 두 전직 대통령을 용서하게 된 것은 '다시는 전직 대통령의 불행한 역사'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의지도 있었지만 이보다는 '망국병인 지역주의를 타파하겠다'는 그의 강력한 의지를 여실히 드러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DJ는 대통령이 되기전인 1998년 6월 인촌강좌 특강에서도 "지역주의는 반드시 없애야 한다. 대통령을 못하면 못했지 절대로 동서분단을 방치할 수 없다"고 연설할 정도로 지역주의 극복에 정치 인생을 걸었다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집권후에도 자신의 최측근인 한화갑 전 의원을 영남지역의 창구로 삼고 영남지역 여론을 수렴해 국정에 반영해 나간 것이나 영남출신인 김중권씨를 청와대 첫 비서실장으로 임명한 점도 바로 그런 맥락이었다.
하지만 선거때마다 불기 시작한 정치인들의 지역 갈등 조장에 의해 동서화합은 매번 무산됐고 아직도 미완의 숙제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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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그가 지역주의 타파를 위해 최선을 다했다는 점은 어느 누구도 부인하지 없다는 게 여ㆍ야를 막론한 정치권의 분위기다.
실제로 이날 DJ의 서거소식을 접한 한 대구시민이 "대구나 경북 지역에서 크게 환영받은 대통령은 아니었다"면서도 "하지만 그 어떤 대통령보다 영호남 지역 화합을 위해 크게 힘쓴 대통령으로 기억한다"고 말할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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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남일보 김상훈 기자 ok@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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