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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양벌꿀vs설탕벌꿀..이름전쟁’


벌에게 설탕먹여 생산한 꿀은?
꿀의 진위는 부자지간에도 몰라...뼛속 깊은 불신 한 몫


“벌에게 설탕을 먹여 생산한 꿀을 ‘설탕 꿀’로 불러야 마땅하다.”

“그동안 가짜 꿀 논란이 많았지만 이젠 사양벌꿀로 표기가 가능한 만큼 소비도 늘 것이다.”


양봉업계가 벌꿀 진위 논쟁으로 시끄럽다. 정부가 이 달 8월부터 설탕을 먹여 키운 벌이 생산한 꿀을 ‘사양(飼養)벌꿀’로 의무적으로 표시하게 하면서 천연벌꿀 생산 농가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설탕이 포함된 꿀이란 사실을 제품명 포함시킬 필요가 없어지면서 천연벌꿀과의 차별화가 오히려 희석됐다는 주장이다.

반면 양봉협회에 따르면 국제적으로도 꿀벌에게 설탕을 먹여 기르는 사양꿀 제조방식은 일반적이며, 사양벌꿀이라도 설탕뿐만 아니라 꽃꿀도 함께 섞여 있어 절대 설탕꿀로 치부돼선 안 된다는 입장이다. 특히 로열젤리 등 부산물을 많이 생산하기 위해서도 ‘사료’(설탕)를 많이 줘야한다는 것이다.


12일 농수산식품부와 양봉업계에 따르면 사양벌꿀을 표기방식을 놓고 천연벌꿀 생산농가들의 불만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양봉업자들이 설탕벌꿀이나 제조벌꿀을 천연벌꿀로 둔갑시키는 것을 막기 위해 식품의약품안전청은 이달부터 벌에게 설탕을 먹여 생산한 꿀에 대해선 ‘사양벌꿀’ 표시를 허용, 제품포장에 사양벌꿀임을 의무적으로 표시하게 했다. 또한 소위 제조벌꿀에도 혼합비율과 탄소동위원소비율 분석결과를 표시토록 했다. 현재 식약청은 ‘벌꿀 자율표시제도’를 6개월 정도 한시적으로 시범운행하고 있다.


이에 대해 천연벌꿀 생산 농가는 사양벌꿀이 아닌 ‘설탕꿀’로 표기를 해야 마땅하다며, 오히려 사양꿀 양봉업자들의 입지만 강화해준 꼴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한국양봉농협 조합 관계자는 “이번 조치로 설탕사양꿀 또는 설탕꿀 등 설탕급여 사실을 제품명에 명시하지 않아도 돼 오히려 사양벌꿀을 양성화하는 결과를 초래했다”며 “국제적으로 유례를 찾아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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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양봉협회 등 사양벌꿀 생산 업계는 그동안 사양벌꿀이 설탕을 섞어서 만든 제조꿀이라는 잘못된 인식을 이번 기회를 계기로 소비자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게 됐다고 환영하는 입장이다. 최규칠 양봉협회 사무총장은 “소나 돼지를 키울 때 사료를 주듯 벌에게 설탕을 주는 것은 자연스러운 사육행위”라며 “특히 꽃꿀과 달리 향이 진하지 않아 제약, 제빵, 음류 등 첨가제로 활용도가 높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양봉업계에 첨예한 갈등양상을 보이는 것은 여전히 벌꿀 시장이 4000억원 규모의 황금시장이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사양벌꿀 국내생산량은 9714톤으로 전체 벌꿀 생산량의 28.2%를 차지했다. 또한 소비자들이 벌꿀에 대한 부정적인식도 사양벌꿀 논쟁을 격화시키는 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양봉업계 한 관계자는 “꿀의 진위여부는 부자지간에도 속인다는 말이 있듯이 현재도 아카시아꿀과 잡화꿀 등에 고과당을 50%나 섞은 제조꿀이 천연 벌꿀로 버섯이 판매되고 있다”며 “사양벌꿀 논쟁도 결국 가짜벌꿀의 유통이 근절되지 않는 한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규성 기자 bobos@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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