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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대우의 경제레터] 스폰서 경제학

시계아이콘01분 25초 소요

스폰서 때문에 검찰이 곤욕을 치르고 있습니다. 스폰서의 어원은 라틴어 ‘spondere’로서 보증인·후원자라는 뜻입니다. 미국에서 상업방송이 시작되었을 때 광고주라는 뜻으로 스폰서라는 말을 사용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스폰서라는 단어는 꽤 오랜 역사를 갖고 있습니다. 스폰서가 활발하게 활동하던 때는 르네상스 시기입니다. 당시 이탈리아 피렌체에서 가장 부유했던 메디치 가문은 천재적 예술가인 미켈란젤로와 같은 많은 미술가들을 발견하고 그들의 작품 활동을 후원했는데, 이것이 바로 오늘날 말하는 스폰서입니다.

스폰서는 곧 돈이기 때문에 당시에도 잡음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메디치 가문은 그들의 후원 아래 만들어진 위대한 건축물과 예술품들을 통해 자신들의 정당성을 확보해나갔고, 그럼으로써 자신들의 정치를 미화시킨 면도 없지 않았다는군요. 비단 메디치 가문뿐이겠습니까. 밝혀지지 않아서 그렇지 르네상스 시대에도 스폰서와 관련된 비리가 많았을 것입니다.


스폰서는 두 얼굴을 갖고 있습니다. 좋게 활용되면 경제를 살리고, 경영에 큰 도움이 됩니다. 김연아 선수가 세계 피겨선수권 대회에서 우승하자 스폰서 기업의 매출이 수직 상승한 건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삼성이 유럽시장을 파고들기 위해 명문 축구구단 첼시의 스폰서 기업이 된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LG가 우연찮게 무명 LPGA 선수를 후원하게 됐는데, 그 선수가 우승을 함으로써 LG 로고가 전 세계에 각인됐던 적도 있었습니다. 그야말로 소 뒷걸음질 치다가 쥐를 잡은 셈이지요. 마돈나는 지난 12개월 동안 투어와 스폰서 계약 등으로 1억1000만 달러(약 1406억원)를 벌어들여 음악계에서 최고의 수입을 올렸다는군요.

하지만 스폰서도 불황은 당해낼 재간이 없는 것 같습니다. 최근 경제 불황으로 스폰서 시장도 위축됐다 하더군요. 미국에선 스폰서를 얻지 못해 LPGA 경기를 열지 못하는가 하면 문을 닫는 스포츠 구단도 속속 나오고 있다고 합니다. 이 같은 경우는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닙니다.


스폰서의 또 다른 모습은 대가를 바라고 실력자에게 금품을 제공하는 추악한 얼굴입니다. 재력가인 스폰서로부터 금품을 받은 실력자들은 각종 청탁과 이권을 처리해줍니다. 스폰서로부터 법인카드를 받아 용돈처럼 쓰는 경우도 있습니다. 심지어 스폰서로부터 금품이나 향응을 받은 실력자 중엔 다음날 직접 전화를 걸어 “뭐 도와줄 게 없느냐”고 물어보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스폰서의 유혹’에 가장 많이 노출된 곳이 바로 연예계입니다. 씀씀이가 헤프고 수입이 불규칙한 연예인들은 스폰서가 필요할 수밖에 없습니다. 최근 세간에 화제가 됐던 ‘장자연 사건’ 때도 스폰서와 관련된 루머가 돌기도 했습니다. 연예계 스폰에는 ‘단타’와 ‘장타’가 있는데, 단타는 3개월에 3억원, 장타는 7개월에 6억원이란 소문도 있습니다. 또한 신인 여배우의 경우 몇 천만원을 받는 게 고작이지만 톱스타는 10억원 이상을 제안받기도 한다고 합니다.


추악한 스폰서는 유형도 다양하고 핑계도 많지만 이해관계자들이 가는 곳은 결국 비리의 무덤입니다. 미국의 경제학자 폴 새뮤얼슨은 말했습니다. 경제에는 공짜점심이 없다고…. 그렇습니다. 스폰에도 공짜점심은 없습니다.

이코노믹리뷰 강혁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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