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의 구제금융이 수렁에 빠진 금융회사를 구해냈을까. 주요 은행이 발표한 2분기 실적에서는 기력을 회복한 것으로 비쳐졌다. 하지만 과연 금융시스템의 정상적인 기능을 회복한 것일까.
골드만삭스와 JP모간에 이어 씨티그룹과 뱅크오브아메리카(BOA)까지 월가의 주요 은행이 2분기 전문가 예상보다 뛰어난 성적을 공개했다. 하지만 속을 들여다 보면 2분기 실적은 주요 자산 매각을 포함한 일회성 요인에 의한 것일 뿐 펀더멘털 측면의 부실을 털어낸 근거를 찾기 어렵다.
씨티그룹은 2분기 적자를 기록했을 것이라는 시장 예상을 깨고 43억 달러의 이익을 냈지만 여기에는 스미스바니 지분 매각에 따른 세전 이익 110억 달러가 포함됐다. 매출액은 300억 달러에 달했지만 이 역시 스미스바니 매각 대금과 보유 자산의 가치 상승을 장부에 반영한 결과였다. 부실 여신으로 인한 손실은 증가 추세다. 2분기 씨티그룹은 대손충당금으로 약 127억 달러에 이르는 자금을 적립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다. 2분기 32억 달러의 순이익을 달성해 전문가 예상을 뛰어넘는 실적을 올렸지만 이는 중국건설은행 지분을 포함한 자산 매각 이익이 포함된 결과다. 무수익여신은 지난해 2분기 100억 달러에서 310억 달러로 급증했다.
켄 루이스 BOA 회장은 "글로벌 경기 침체로 인한 난관들이 여전히 앞을 가로막고 있다"며 "특히 실업률 상승과 가계 신용부실로 인해 2010년까지 이익 압박이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씨티그룹과 BOA는 여전히 정부의 구제금융 체제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각각 400억 달러 이상의 자금 지원과 함께 수천억 달러의 부실자산에 대배 보증을 받은 상황이다. 이 때문에 경영진 보너스 지급과 리스크 관리에 보다 엄격한 정부 규제를 받고 있다.
미국 정부는 자본건전성을 측정하는 스트레스 테스트를 통과한 9개 대형은행에 10월까지 구제금융을 상환할 것을 종용하고 있다. 이들 자금을 회수해 중소형 은행이나 지역은행을 지원하겠다는 움직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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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스 회장은 컨퍼런스콜을 통해 정부로부터 450억 달러의 구제금융 상환을 승인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을 드러냈다. 다만 한꺼번에 전액을 상환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업계 전문가는 두 은행이 골드만삭스나 JP모간처럼 가까운 시일 안에 구제금융을 상환하기 힘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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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숙혜 기자 snow@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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