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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입양하실 분을 찾습니다"

"8월말 예정일이고 제왕절개로 낳습니다. 여자아이이고, 제 혈액형은 A형 남자는 B형입니다. 건강하고 검사도 다했습니다. 경제적 보상이 가능하신분 연락 바랍니다"


인터넷 포털 사이트 입양까페에 올라온 글들이다. 우리 사회에 성행하고 있는 '아이 직거래'의 단면이다.성문화 개방으로 많은 미혼모들이 아이를 낳고 있지만, 입양절차가 까다롭기 때문에 이런 포털을 통해 입양정보가 공유되고 아이들의 입양이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이 까페의 경우 180여명이 회원으로 가입해 있으며, 입양을 보내고 싶어하는 미혼모 등이 ▲ 출산예정일 ▲ 혈액형 ▲ 성별 등에 대한 정보를 올리고 있다.또한 아이 얼굴 사진도 올라있다.


한 미혼모는 "아이를 키울 수 없는 사정 때문에 아이가 필요한 분이 있느냐"는 사연을 올렸고, 학생이라고 신분을 밝힌 사람은 "키울 사람을 찾는다고 글을 남겼다. 일부 게시자들은 경제적 보상을 요구하기도 한다.

양부모의 소감도 올라와 있다. 입양을 해 아주 행복하다는 글이 적지 않다.산모의 병원비와 산후조리비를 주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한다. 입양이유를 밝히기도 한다.


입양을 보내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출산 예정일을 명시하는 것과 관련,보건복지가족부 당국자는 "입양을 원하는 양부모의 개인적 사정과 관련이 있다"고 말했다. 자신의 아이로 주변에 '연기'를 하기 위해서다. 불임이나 기타 사유로 임신이 힘든 양부모들은 주변에는 임신을 했다고 알린후 예정일에 태어난 아이를 정부에 '친자'로 신고하기 위해서라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법적으로 뿐만 아니라 가족ㆍ친척ㆍ친구들에게도 완벽한 '친자관계'가 만들어 입양하는 사람은 자기가 낳은 자식이라고 내세울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부작용도 적지 않다.친부모의 신분,병력 등 정보가 정확하지 않는 데다 아이가 병에 걸릴 경우 양부모가 책임을 지고 있는 지 등을 살피는 사후관리가 어렵다는 지적이다. 또한 친부모가 나타나 양부모에게 아이를 돌려달라고 협박하는 사례도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같은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아이거래가 비밀리에 이뤄지는 이유는 정부가 4년전에 신설한 '친양자' 의 허점 때문이 크다. 완전한 '친자'관계를 만드는 친양자제는 미혼모가 입양을 보내기 전에 기관과 상담을 받고 이후 법원에 관계 서류를 제출한다. 법원은 이 때 친모에게 다시 한번 더 의사를 확인하는 서면을 요구한다. 미혼모들이 아이에게 죄책감을 느끼는 상황에 부담스러워 할 수밖에 없다.


아이를 입양하는 측도 부담스럽기는 마찬 가지다. '친자'로 등록된 아이지만 법원에 양자를 창설할 때 제출한 관계 서류가 보관되고 있기 때문이다. 자칫 '양자관계'임이 외부에 흘러나갈까를 걱정한다고 입양 전문가는 전했다.


홀트아동복지회의 홍미경 홍보팀장은 "친양자제도는 모친의 재혼으로 새 아버지의 성과 본을 따르기 위해 이용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면서 "하루 빨리 이런 은밀한 입양을 공식제도에 흡수하는 보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홀트아동복지회 측은 "절차가 까다로워 개인입양이 진행되는 건 아니다"며 "아동의 개인(비밀) 입양도 친양자제도의 허점 때문만은 아니다"고 밝혔다.

박현준 기자 hjunpark@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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