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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유럽형 사회적기업 요람 BBBC를 가다

착한기업, 행복한 사회 - ⑦ 영국 BBBC

일자리·복지 원스톱 서비스...빈민층 자활의 희망




브롬리 바이 바우는 런던 동부 외곽 공업지대에 자리잡은 빈민촌이다.

런던 중심에 있는 피카딜리 광장에서 지하철로 한시간 정도 거리에 있는 브롬리 바이 바우 지하철역을 나오면 유유히 흐르는 템즈강 양쪽으로 낡은 각종 공장건물들이 황량한 느낌마저 준다. 단순 노무자, 미취업자 등 극빈 계층과 아랍권, 아프라카 지역에서 옮겨온 이주민들이 터를 잡는 이 지역은 밤에는 택시 운전자들도 꺼리는 지역이다.

이곳에서 25년째 운영되고 있는 브롬리 바이 바우센터(Bromley By Bow Center, BBBC)는 런던 빈민계층의 구세주로, 유럽을 대표하는 사회적기업 벤치마킹 모델로 통하고 있다.

▲교회로 출발,,유럽형 사회적 기업 전형으로

지난 3일 유럽형 사회적 기업의 전형인 BBBC를 찾았다.사회적 기업은 유럽형과 미국형으로 나뉘는데 유럽형 모델은 정부의 법ㆍ제도적 지원을 통해 취약계층의 일자리와 사회복지서비스를 보장하는 형태로 돼 있다.BBBC는 지난 84년 개혁교회 목사로 이 지역에 온 앤드류 모슨 목사가 동네 주민에게 교회를 개방하면서 시작했다.이후 사회적 기업가로 변신한 모슨의 전문 경영을 통해 성장을 거듭했다. 센터 한켠에 아직도 자리하고 있는 교회는 150년 이상된 낡은 건물로 입구에는 모슨 목사의 BBBC의 역할과 책무가 담긴 글귀가 남아있다.

제임스 애킨슨 BBBC 홍보매니저는 "설립 당시 이 지역 가구의 37%가 편부모 가정, 57%가 제3국 난민이었고,실업률도 무려 50%에 가까웠을 만큼 이 지역은 피폐했다"면서 "지역 주민 절반 정도가 영어 구사를 못했는데 모슨 목사는 취약층 복지향상 포인트로 언어 교육으로 삼았다"고 설명했다.

방문한 날에도 BBBC에서는 이주민들을 위한 영어 교육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었다. 아프리카 지역 출신으로 보이는 주민들이 해당 프로그램 이수자들로부터 초등학교 수준의 영어회화 수업을 듣고 있었다. 지난 99년부터 운영된 영어 교육 프로그램은 이제 취업 교육, 고객관리 교육, 보모 교육 등 미취업자들을 대상으로 한 자립형 교육기관 형태로 그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고 했다.

카메룬에서 이주했다는 한 교육생은 "친구의 소개로 BBBC에 와서 영어도 배우고 직업도 갖게 됐다"면서 "가장 큰 문제였던 의료서비스 문제도 BBBC에서 해결해줘 모든 가족이 만족해하고 있다"며 환하게 웃었다.

영어 교육 프로그램과 함께 이 지역 주민들에게 가장 인기가 많은 곳은 빈민계층이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병원시설이다. 열악한 의료서비스를 개선하기 위해 공립병원(GP) 형태로 출발한 이후 의사에게 건물을 임대해주고,의사들은 영국 국립의료원(NHS)에서 임대료와 보조금을 지원받아 환자들을 무료로 치료해주도록 시스템이 갖춰져 있다.

▲취약계층 일자리창출, 사회복지 성과 '쑥쑥'

BBBC는 현재 지역민의 경제 자립을 돕기 위해 25개의 사업 및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 가운데 창립 초기 이 지역으로 모인 예술가들을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는 문화사업이 가장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

지난 84년 세인트 앤드류라는 미술가가 작업실을 무상으로 불하받아 지역 주민들에게 도자기, 수공예품 등 제조법을 전수한 것이 일자리창출 프로그램의 시초다.이후 원예사업단, 다문화 전통가구 제작사, 디자인사업단, 지역문화사업단, 석공예사업단, 공원관리사 등 문화예술 관련 사업만 7개 프로그램이 가동되고 있고, 700여명의 종업원을 거느린 사업체로 자리를 잡고 있다.

원예사업단의 경우 임대주택 주민들의 정원에 대한 관심에 착안해 사업단내에 정원을 만든 후 여기에 빈곤여성 전문 종합병원을 설립해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제임스 애킨슨 매니저는 "디자인사업단은 자체 운영하고 있는데 스튜디오에서 유인물, 광고홍보물을 제작하고 이 지역 의료기관이 발주한 각종 디자인 관련 작업을 진행하면서 BBBC로 수익 일부를 분담할 정도가 됐다"고 말했다.

지난 2005년부터는 BBBC내에서 사회적기업가 학사학위 제도도 도입,운영하고 있다. 다양한 이익 창출 사업을 직접 체험하는 실용 지식을 습득하면 학위를 받을 수 있는데 워낙 유명세를 타는 터라 검증이 따로 필요없다는 게 BBBC 관계자의 귀뜸이다.

제임스 애킨슨 매니저는 "일년에 40~50명 정도의 학위 이수자가 탄생하고 있다"면서 "동런던대학교와 학점 교환이 이루어지면서 인기를 더해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런던=조태진 기자 tjj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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