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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키호테, 브로드웨이 꿈을 이루다"

[인터뷰]신춘수 오디 뮤지컬 컴퍼니 대표


[아시아경제신문 박소연 기자]손대는 일마다 황금으로 만드는 사람. 잠들기 전 내일 일어날 일을 생각하면 설렌다는 '긍정의 대마왕' 신춘수 오디뮤지컬 컴퍼니 대표를 서울 역삼동 오디 뮤지컬 '작전본부'에서 만났다.

신춘수 대표는 2001년 회사 설립이후 '그리스' '지킬 앤 하이드' '맨 오브 라만차' 등 해외 뮤지컬을 국내에 들여와 흥행에 성공했다. 최근에는 미국과 합작해 100억원의 제작비를 투입한 '드림걸즈'를 성공적으로 만들어 내면서 한국 뮤지컬 시장뿐만 아니라 세계 뮤지컬계를 놀라게 했다.

"'드림걸즈'를 만드는 과정이 생각보다 힘들었어요. 공동제작 방식에 배우들과 스테프들도 적응하기 힘들었고, 또 문화적인 차이 때문에 의사소통도 쉽지 않았고요. 그런데 반응이 좋아서 기쁩니다. 우리가 LED(발광다이오드)패널을 도입한 뒤부터 여기저기서 LED가 대박이 나더라고요."

그는 '드림걸즈'를 제작하고 얻은 것이 많다. 미국과 싱가포르 등 각국에서 투자제안이 많이 들어오고 미국내 언론보도 등을 통해 위상이 상당히 높아졌다고. 특히 '드림걸즈'는 1년 6개월이 넘는 기간동안 미국에서 아폴로시어터를 포함해 내셔널 투어를 마친 후 브로드웨이에 입성하게 된다.

"미국공연에서는 의상, 디자인을 좀 더 수정, 보완하고 무대도 좀 더 미국적으로 바뀌게 되요. 한국공연에서는 빠졌던 흑백의 문제도 좀 더 부각이 되겠죠. 미국공연 수익은 오디가 전체의 30~40% 정도로 받게되죠. 저는 프로듀서로서의 로얄티도 별도로 받게 되고요."

하지만 그가 처음부터 이렇게 승승장구 했던 것은 아니다. 공연계에 발을 들여놓은지 얼마되지 않았던 1998~2001년에는 '안녕, 비틀즈' '리허설' 등의 창작뮤지컬을 올려 흥행에 참패하고 재정적, 정신적으로 큰 시련을 겪었다.

"설앤컴퍼니의 설도윤 대표 밑에서 일을 하다가 독립을 했어요. 창작뮤지컬을 만들어 대중적이지 않고 실험적인 작품들을 무대에 올렸지요. 결과는 참담했지요. 그래도 그 때 많이 배웠습니다. 싫은 소리도 들어야 했고, 책임감이 뭔지도 배웠어요. 젊은 시절 '다 같이 예술한다' 이런 생각으로 덤볐는데 세상이 만만치 않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빚 더미에 올라앉은 현실적인 고통을 어떻게 이겨냈느냐는 질문에 그는 "제 별명이 뭔 줄 아세요?"라고 되묻는다. 그는 자신의 별명이 젊은시절 '피터팬'에서 지금은 '돈키호테'로 바뀌었다고 말한다. 꿈 꾸는 것을 좋아하고 엄청나게 낙천적인 사람이다.

"그래도 할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어려움은 과정일 뿐이라고 생각했죠. 빚도 많이 졌지만 광고, 이벤트, 패션쇼 등 아르바이트로 다 갚았어요. 그래도 그런 과정에서 마음이 많이 아팠어요. 여기저기서 싫은 소리를 들으면서 '내가 꿈을 꾼다고 다른 사람들에게 강요할 수는 없구나'하는 생각도 했죠. 그래도 그 시절이 지금도 그리워요. 눈뜨면 '오늘은 뭐할까' 늘 들떠있었죠."

그동안 해외 뮤지컬을 국내에 들여와 제작하면서 노하우를 쌓은 그는 다시 한 번 창작뮤지컬에 도전한다. 7월에 무대에 오르는 '웨딩펀드' 11월에 선보이는 '달콤한 나의 도시'를 비롯해 10년 전 실패했던 첫 작품 '안녕 비틀즈'도 다시 손봐 무대에 올릴 계획이다.

"예전에는 열정만 넘쳤죠. 이제는 노하우도 쌓이고 좋은 스테프들도 있구요. 세련되게 만들고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제작환경, 함께하는 사람들 모든 것이 잘 결합이 된 것 같아요. 물론 평가는 관객들이 해 주시겠죠. 보편적이고 일상적인 것을 소재로 잘 만드는 것이 어려운데 과장되지 않은 오랫동안 사랑받는 뮤지컬을 만들고 싶어요"

브로드웨이와 웨스트엔드에서 자신이 만든 작품으로 인정받는 프로듀서가 되는 것이 꿈인 그는 국내에서 진행 중인 프로젝트 외에 '몬테 크리스토 백작'의 현대판 버전 등 해외시장을 겨냥해 개발 중인 작품도 몇 편 있다.

"해외에서 올릴 수 있는 대형뮤지컬을 준비 중입니다. 2~3년후쯤으로 예정하고 있는데요. 하나는 '몬테 크리스토 백작'으로 복수와 사랑을 그린 작품이죠. 작품의 배경을 지금으로부터 멀지 않은 과거나 미래시점으로 잡아 현대적으로 선보일 예정입니다. 해외스테프들과 작업을 하게 될 것 같고 작가와 작곡가를 다양하게 만나보고 논의 중입니다. 자본도 국제적인 투자를 받게 될 것 같아요. 또 한 작품이 더 있지만 그건 아직 비밀입니다."

뮤지컬 프로듀서로서 남들이 무모하다고 여겼던 꿈을 실현시켜 가고 있는 그는 뮤지컬 프로듀서 말고도 또 하나의 꿈을 꾸고 있다.

"원래 영화를 전공했어요. 곽재용 감독 밑에 박찬욱 감독이, 그 밑에 제가 있었죠. 형이라고 불렀던 분들이 지금은 대가가 되셨죠. 저도 영화를 할 줄 알았는데, 공연 프로듀서로서의 삶을 살게 됐죠. 하지만 감독으로서의 꿈을 버리진 않았어요. 저예산 영화를 한 편 준비하고 있고, 현재 시나리오 작업 중입니다. 개인적으로는 관객들에게 불친절한 영화가 좋아요. 생각할 여지가 많은 그런 영화요."

영화감독으로서의 첫 발을 내딛으면서 내년에는 새로운 영화사도 만들겠단다. 그는 오디 뮤지컬 컴퍼니를 글로벌한 회사로 만들고자 한다. "디즈니 같은 세계적인 종합 엔터테인먼트 회사를 건립하는 것이 목표에요. 3년안에 기본은 갖출 수 있도록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먼 훗날의 제 모습이요? 경영은 전문경영인에게 맡기고 작품을 기획 제작하는 프로듀서, 콘텐츠 개발자가 돼 있을거에요."

신 대표는 일에 있어서는 완벽해 보이지만, 개인사에 있어서는 공과금을 어디서 내야 하는지도 모른다. 또 앞만보고 달려 온 만큼 아직 짝을 찾지 못했다. "사실 일만큼 연애도 열정적으로 하는 스타일입니다. 어렸을 때는 결혼보다는 일이 먼저라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예전보다 결혼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을 하죠. 평생 연애만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가끔하지만 엄마처럼 이해해주는 여자, 편안한 사람과 결혼하고 싶어요."


박소연 기자 muse@asiae.co.kr
사진 박성기 기자
<ⓒ아시아경제 & 스투닷컴(stoo.com)이 만드는 온오프라인 연예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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