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창구는 비교적 한산
5만원권이 첫선을 보인 23일 한국은행에는 일련번호가 빠른 신권을 교환하기위한 인파로 북새통을 이뤘다.
이에 반해 시중은행 창구는 오전 10시 현재 생각보다는 한산한 모습을 보여 대조를 이뤘다.
이날 한은에는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며 신권 교환을 위해 기다렸다.
여의도에 사는 조모씨는 "36년만의 고액권 발행에다 빠른 일련번호로 바꾸면 인터넷 경매를 통해 상금도 받을 수 있어 일부러 아침일찍 나왔다"고 말했다.
반면 국민은행을 비롯한 전국 은행 지점 창구에서는 평소처럼 은행업무를 보러온 고객들이 주를 이뤘지만 5만원권을 교환하기 위해 온 고객들은 많지 않았다.
이날 한은이 오전 6시부터 금융기관 본점과 결제모점(한은과 입출금 거래를 하는 지점)에 5만원권을 공급한 5만원권은 1조3530억원.
이성태 한은 총재는 이날 오전 8시30분 5만원권 발행행사장에서 "1973년 6월 1만원권 발행 후 36년만의 고액권 발행"이라며 "1인당 국민소득은 110배 이상 늘었지만 고액권은 나오지 않아 수표 발행 등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이 증가하는 등 불편이 많았지만 5만원권 발행으로 국민생활의 편리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5만원권 발행에 맞춰 시장은 급속도로 마케팅전략을 세우고 있다.
가장 발빠른 변화를 하고 있는 것은 유통업계. 백화점 및 마트에서는 4만9900원짜리 물품이 대거 등장할 예정이다.
백화점 아울렛 등 유통업체들은 5만원권 한 장으로 살 수 있는 균일가 상품전이나 신권교환 서비스 등 '5만원권 특수'를 기다리고 있다.
은행권의 경우 기업은행이 오는 30일까지 예금이나 적금에 가입하는 고객이 5만원권을 낼 경우 일련번호에 '5'가 들어 있으면 휴가철 대여금고 무료 이용，수수료 면제，금리우대 등의 우대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
일부에서는 소비가 늘어나는 효과를 기대하면서도 거스름돈 준비에 따른 불편이나 5000원과의 혼동 등 부작용을 우려하고 있다.
한편 5만원권이 이날 본격 유통됐지만 일부 은행 지점에는 5만원권 인출이 가능한 자동화기기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고객 불편이 초래될 것을 보인다.
국민은행은 전국 1100여개 지점 가운데 5만원권 신권을 찾을 수 있는 ATM이 250곳에만 설치돼 있고 우리은행도 800여개 지점 가운데 350개에만 5만원권 ATM을 설치했다. 신한은행 역시 900여개 지점 중 48곳에만 ATM을 준비해 둔 상태다.
고액권이 나온 것은 지난 1973년 6월 1만원권 이후 36년만이다. 신사임당 초상이 들어가는 5만 원권은 가로 154㎜, 세로 68㎜로 새 1만원권보다 가로는 6㎜가 크고, 세로는 같다. 색상은 황색 계열이다.
이초희 기자 cho77lov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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