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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 '남은 자'도 괴롭다

"비(非) 해고 근로자라는 용어 사용을 자제해주세요."

쌍용자동차가 정리해고를 단행한 이후 공장 내부 갈등이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18일 사측에서 언론매체 관계자에 당부한 호소문의 요지다.

비해고 근로자와 해고 근로자라는 극단적인 호칭이 현재의 상황을 대결 양상으로 몰고 갈 수도 있다는 회사 내의 의견뿐 아니라 불가피하게 회사를 떠날 수 밖에 없었던 직원들에 대한 현재 회사 직원들의 가슴 아픈 마음을 헤아려달라는 것이다.

'남은자'들의 편하지만은 못한 구구절절한 속마음이 느껴지는 내용이 아닐 수 없다.

쌍용차는 지난달 24일 이후 부분 파업과 옥쇄 파업을 이어가면서 엄청난 금전적 손실과 함께 그동안 정들었던 동료들에게 비수를 꽂는 ‘승자없는 싸움’을 벌이고 있다.

급기야 지난 16일에는 쌍용차 직원협의체(이하 협의체)는 남아있는 직원과 가족들이라도 생존해야 한다며 정상출근을 시도, 파업 참여 근로자들과 충돌 직전까지 가는 상황을 연출하기에 이르렀다.

다행히 대규모 불상사는 없었지만, 이날 쌍용차 근로자와 가족들은 서로에게 마음의 상처를 주면서 적지 않은 기간 지워질 수 없는 응어리를 가슴 속에 남겨놓게 됐다.

이날 상복을 입은 정리해고자 가족들과 공장 내 노조원들은“정리해고는 살인 행위”라며 이들 앞을 눈물로 가로막았다.

이에 한 때 같은 작업장에서 같이 일했던 직장 동료들과 그 가족들의 오열에 협의체 직원들은 하릴없이 물러설 수 밖에 없었다.

이들의 이런 '상처뿐인 싸움'의 시작은 지난달 21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쌍용차 노조는 "정리해고 전면 철회"를 주장하며 지난 21일 총파업을 단행했다. 이어 쌍용차 측은 직장폐쇄와 함께 지난 2일 우편으로 정리해고 대상자에게 통보하는 정리해고를 강행했다. 구조조정 없이는 회생을 위한 정부 측의 어떠한 지원도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노조와의 대립은 점점 극단으로 치달았다.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지만 당장 밥줄이 끊겨버린 정리해고자들은 절박할 수 밖에 없다. 사측의 정리해고 강행은 이미 지난해 하반기부터 나오지 않는 월급에도 쌍용차의 부활만을 꿈꾸며 묵묵히 자리를 지켰던 이들에게는 청천벽력같은 소식일 수 밖에 없었다. 옥쇄 파업에 나선 '떠난자'들이 "지금같은 시기에 파업을..."이라는 곱지 않은 시선에도 쉽게 "정리해고 전면 철회"라는 주장을 굽히지 못하는 이유다.

남은자들이라고 온전할리 없다. 쌍용차는 지난 4월24일 이후 진행된 부분 파업과 옥쇄파업으로 지난 15일 기준 1280억원의 매출 차질이 발생했으며 이달 말이 되면 손실액은 1990억원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오는 11월로 출시가 예정되며 회생의 유일한 희망으로 여겨졌던 신차 C200은 내년 초로 출시일이 미뤄졌으나 이마저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가동이 중지된 공장으로 인해 차질이 발생한 수출과 이로 인한 신뢰도 하락 등 추가적인 파급효과는 이루 말할 것도 없다.

안혜신 기자 ahnhye84@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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