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창간21] 국경없는 전쟁...'글로벌플레이어' 길러내라

#1 올해 3월 17일. 미국 국방부는 비밀리에 글로벌 경제전쟁에 대비한 가상 워게임(war game)을 실시했다. 전쟁에 뛰어든 전사(戰士)들은 헤지펀드 매니저, 투자은행 경영진, 경제학자 등이었다. 결과는 중국의 완승. 미국과 러시아가 서로를 끊임없이 견제하며 소모전을 펼쳤고, 중국이 그 사이를 틈타 경제적 지위가 급상승한 것이다.

#2 "금융에서도 삼성전자와 같은 글로벌 플레이어를 육성해야한다." 이창용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최근 강조하고 있는 '글로벌플레이어론'이다. 지난 수개월간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우리 경제에 부족했던 점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금융권에서도 세계적흐름을 주도할 수 있는 회사를 길러내야한다는 것이다. 글로벌플레이어가 있으면 다양한 외화조달 방법이 가능하고, 정보네트워크와 국제금융시장의 룰(rule) 세팅에서도 대등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정치적 국경은 있어도 경제적 국경은 없다. 글로벌 경제위기는 끝나지 않았지만. 위기 이후 시장 재편에 대비하는 총성없는 전쟁은 이미 시작됐다. 일본 노무라홀딩스는 작년 9월 파산보호 신청을 한 리먼브러더스의 유럽·아시아 사업부를 인수하며 미국 심장부로 파고들었고, 중국도 2조달러에 달하는 외환보유고를 무기로 경제위기로 쏟아져 나온 매물 사냥에 나서며 '팍스시니카' 시대를 예고하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한동안 주춤했던 국내금융사들의 해외진출도 다시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국내시장에서 발생하는 수익만으로는 안정적 성장을 담보하기 어렵기 때문에 위기 이후 글로벌 금융시장 재편에 적극 참여하겠다는 것이다.

국민은행은 지난달 캄보디아 크메르유니온뱅크 지분 51%를 인수해 'KB캄보디아은행'을 열었다. KB캄보디아은행은 대한전선·경안전선·포스코건설 등 국내 기업들이 작년 7월 공동 출자해 설립한 곳으로, 국민은행은 지분을 전액 원화로 지급해 인수했다. 국민은행은 향후 프놈펜과 캄보디아 제2도시 시엠립에도 영업점을 추가 개설해 현지 영업을 확대, 동남아시아 진출의 거점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인수는 강정원 행장이 그동안 강조해온 '금융 트라이앵글'(동남아시아·독립국가연합(CIS)·중국을 연결하는 해외망 구축)의 일환이다. 국민은행은 또 현재 30.5%를 확보하고 있는 카자흐스탄의 뱅크센터크레딧(BCC) 지분도 추가 매입한다는 방침이다.

신한은행은 최근 일본 금융청으로부터 일본 현지법인 설립을 위한 예비인가를 받고, 향후 본인가를 거쳐 올해 3분기 중에 법인을 설립할 예정이다. 일본은 다른 국가와 달리 내각총리 대신의 허가를 받아야할 만큼 외국계 금융사의 진출이 엄격하다. 일본내에서 현지법인으로 영업하는 외국계은행은 씨티은행이 유일하기 때문에 아시아은행으로는 최초 사례가 된다.

신한은행은 또 카자흐스탄에도 현지법인을 설립했다. 작년 1월 설립 인가를 받아놓고도 리먼브러더스 사태 등 세계 금융위기로 설립시기를 연기하다가 법인설립을 한 상태다.

중국 현지법인 전환을 위한 본인가를 취득한 기업은행도 다음주 청도에 법인을 오픈해 국내 중소기업의 중국 진출 지원에 나설 예정이다. 기업은행은 이번 현지법인 인가로 기존 중국내 5개지점(천진ㆍ청도ㆍ심양ㆍ연대ㆍ소주)에서 제한됐던 인민폐 소매업무 등을 확대하면서, 중국에 진출하는 국내기업을 지원할 수 있는 '옵션'을 추가할 수 있게 됐다.

민영화를 앞두고 있는 산업은행은 위기극복 이후 금융수출의 견인차가 되겠다는 목표를 밝히고 있다. 프로젝트파이낸스(PF)·기업금융·사모펀드·구조조정업무 등 기존에 경쟁력을 확보한 분야를 중심으로 아시아 시장에 진출한 뒤, 향후 런던ㆍ뉴욕 등 세계금융의 중심지로 진출하겠다는 계획이다.

현재 4개 해외법인과 13개 해외사무소를 가지고 있는 수출입은행은 맞춤형ㆍ패키지형으로 국내기업의 해외진출을 전방위적으로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전통적인 수출입거래는 물론 프로젝트파이낸스(PF)ㆍ스트럭쳐 파이낸스(SF)ㆍ인수합병(M&A) 등 다양한 대외거래방식에 맞춤형 금융을 제공하고, 플랜트ㆍ조선 등 대규모 프로젝트는 대출과 보증을 결합한 패키지형 금융을 제공키로 했다.
보험권의 해외진출도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화재는 지난 4월 싱가포르에 사무소를
개설했다. 이 사무소는 현지 보험시장조사를 통한 다양한 비즈니스 기회를 발굴하고 동남아지역에 거점을 두고 있는 해외보험사 등과 파트너십을 강화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삼성화재는 인도ㆍ브라질 사무소도 곧 오픈할 예정이다.


박수익 기자 sipark@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0209:29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병원 다니는 아빠 때문에 아이들이 맛있는 걸 못 먹어서…." 지난달 14일 한 사기 피해자 커뮤니티에 올라 온 글이다. 글 게시자는 4000만원 넘는 돈을 부업 사기로 잃었다고 하소연했다. 숨어 있던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나타나 함께 울분을 토했다. "집을 부동산에 내놨어요." "삶의 여유를 위해 시도한 건데." 지난달부터 만난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비슷한 상황에 놓여있었다. 아이 학원비에 보태고자, 부족한 월급을 메우고자

  • 25.12.0206:30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를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 보려고 한다. 전문가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확산하는 부업 사기를 두고 플랫폼들이 사회적 책임을 갖고 게시물에 사기 위험을 경고하는 문구를 추가

  • 25.12.0112:44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법 허점 악용한 범죄 점점 늘어"팀 미션 사기 등 부업 사기는 투자·일반 사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구제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업 사기도 명확히 전기통신금융사기(보이스피싱)의 한 유형이고 피해자는 구제 대상에 포함되도록 제도가 개선돼야 합니다."(올해 11월6일 오OO씨의 국민동의 청원 내용) 보이스피싱 방지 및 피해 복구를 위해 마련된 법이 정작 부업 사기 등 온라인 사기에는 속수무책인 상황이 반복되

  • 25.12.0112:44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나날이 진화하는 범죄, 미진한 경찰 수사에 피해자들 선택권 사라져 조모씨(33·여)는 지난 5월6일 여행사 부업 사기로 2100만원을 잃었다. 사기를 신

  • 25.12.0111:55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기자가 직접 문의해보니"안녕하세요, 부업에 관심 있나요?" 지난달 28일 본지 기자의 카카오톡으로 한 연락이 왔다.기자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1.2709:34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1월 24일)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한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장동혁 대표의 메시지는 호소력에 한계가 분명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대로라면 연말 연초에 내부에서 장 대표에 대한 문제제기가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훈 전

  • 25.11.1809:52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지난 7월 내란특검팀에 의해 재구속된 윤석열 전 대통령은 한동안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특검의 구인 시도에도 강하게 버티며 16차례 정도 출석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의 태도가 변한 것은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증인으로 나온 지난달 30일 이후이다. 윤 전 대통령은 법정에 나와 직접

  • 25.11.0614:16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1월 5일) 소종섭 : 이 얘기부터 좀 해볼까요? 윤석열 전 대통령 얘기, 최근 계속해서 보도가 좀 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국군의 날 행사 마치고 나서 장군들과 관저에서 폭탄주를 돌렸다, 그 과정에서 또 여러 가지 얘기를 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강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