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재무부가 10개 은행들에 대한 부실자산구제계획(TARP) 상환을 승인한 가운데 금융시장 회복에 대한 기대감과 은행들의 대출 축소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혼재하고 있다.
9일(현지시간) 재무부는 10개 은행에 총 680억 달러의 구제금융 상환을 승인했다. 미 정부는 은행들의 TARP 조기 탈출이 금융시장의 개선을 보여주는 징후라며 매우 반기고 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금융위기가 아직 완전히 해결된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이것이 긍정적인 신호임은 확실하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특히 TARP 프로그램을 이끌었던 티머시 가이트너 재무장관은 상원에서 가진 청문회에서 “이는 TARP의 실질적인 성과”라며 “금융시장이 치료되고 있다는 고무적인 징조"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번 구제자금 상환이 궁극적으로 은행들의 재정건정성을 해치고 민간 대출을 축소시킬 것이라는 불안감도 증폭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은행들의 조기 상환이 경기회복을 담보하는 것이 아니라고 경고했다.
이번에 상환을 승인받은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는 민간 대출 업무를 담당하지 않는 투자은행이다. 다른 대상자인 스테이트스트리트, 뱅크오브뉴욕멜론도 대출보다는 자산관리에 치중하고 있고 아멕스와 캐피털 원은 카드회사이다. 이에 이번 조기 상환으로 민간대출 확대를 기대하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에 민간 대출 규모 확대가 궁극적 목표인 재무부의 갈 길은 멀어 보인다. 이에 가이트너 장관은 소비자들의 자금조달 비용을 낮추기 위해 고안된 기간자산담보부증권 대출(TALF)의 활성화를 다음 목표로 잡고 있다. 또 은행들의 부실 관리를 위한 고삐를 늦추지 않기 위해 은행 임원들의 보수 가이드라인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이날 금융주는 혼조 양상을 보였다. 특히 승인을 받은 은행들의 희비는 엇갈렸다. 자금 조달을 위한 신주 발행 부담감으로 JP모건(-0.37%)과 모건스탠리(-1.31%)는 하락한 반면 아메리칸익스프레스(아멕스)는 4.99% 급등해 대조를 이뤘다.
김보경 기자 pobo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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