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회의 결과 발표를 하루 앞둔 28일(현지시간) 미국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3%를 상회했다. 이미 연방기금 금리를 제로 수준으로 떨어뜨린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지난달 회의에서 1조1500억 달러 규모의 장기 채권 매입이라는 카드를 소진했기 때문에 이번 회의에서 커다란 '이벤트'는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제로 수준인 연방기금 금리를 동결하는 방안이 유력해 보이는 가운데 향후 경기와 관련해 성명서에 어떤 내용을 담을 것인가에 시장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0년물 국채 금리를 3% 아래로 유지하는 것이 FRB의 정책 목표라는 데 시장의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지난달 18일 국채 금리가 3%를 상회했을 때 '개입'에 나선 것도 이 같은 맥락이라는 분석이다. 이후 10년물 국채 금리는 2.5%까지 하락했으나 다시 상승 반전, 3%에 근접했다.
그리고 FOMC의 회의 결과 발표를 하루 앞둔 28일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3%를 상회했다. 이날 장중 수익률은 3.03%까지 상승했고, 3.01%로 거래를 마쳤다.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마감 기준으로 3%를 '터치'한 것은 3월 중순 이후 처음이다.
시장 전략가들은 단기적으로 국채 수익률이 3.04%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어 물량 확대에 대한 우려가 지속될 경우 3.10%까지 추가 상승한 후 3.25%까지 오를 가능성도 열어두는 모습이다.
채권 수익률이 급등할 이처럼 경우 FRB가 장기 국채 매입 규모를 늘리거나 특정 채권에 대해 수익률 제한을 두는 형태로 통제에 나설 것이라는 분석이다. BOA메릴린치의 이코노미스트인 드류 매튜스는 "현 시점에서 시장 움직임과 FRB의 정책 목표가 엇갈리는 것은 저항선이 한 번 뚫리면 금리가 가파르게 상승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크레딧 스위스의 채권 전략가인 카를 란츠는 "10년물 국채 금리가 3%선을 넘긴 것은 FRB에 대한 시장의 테스트를 의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회의에서 FRB가 장기 국채 매입 등 새로운 정책 카드를 꺼내지는 않을 것"이라며 "다만 30일 예고 없이 10년물과 17년물 국채 매입을 단행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사실상 FRB에 남은 정책적 카드가 제한적이지만 시장 금리의 안정을 꿰할 것이라는 뜻은 분명하게 보일 것이라는 관측이다.
황숙혜 기자 snow@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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