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최송현 "아나운서 사직, 후회는 단 한번도…"(인터뷰①)


[아시아경제신문 고경석 기자]전직 아나운서 최송현이 배우로 돌아왔다. 김래원이 주연을 맡은 드라마 '식객'에서 카메오로 한 번 등장하며 이목을 끌었던 그가 영화 '인사동 스캔들'에서 제법 비중 있는 역할로 연기자 신고식을 마쳤다. 배우로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 것이다.

최송현은 아시아경제와 인터뷰에서 시종일관 행복한 미소를 지으며 아나운서 출신다운 매끈한 말솜씨로 모든 질문에 거리낌 없는 답변을 내놓았다. 아나운서 특유의 도도하고 예리하며 차가운 느낌보다는 이제 막 연기를 시작한 신인 배우의 순수한 열정이 도드라져 보였다.

● 최송현이 아나운서가 된 이유는?

최송현에게 궁금했던 건 배우를 꿈꾸면서 아나운서가 된 이유였다. 그는 배우를 막연하게 꿈꾼 것은 사실 오래 전이었다고 말했다. 최송현은 "어릴 때부터 드라마나 영화를 볼 때 저 사람이 몇 개월간 살아온 시간이 작품으로 남는다는 게 부러웠다"며 "고등학교 시절 잡지모델 오디션에 합격하기도 했을 정도로 의지가 있었지만 아버지와 어머니의 뜻을 거스를 자신이 없어서 신문방송학과로 진학했다"고 밝혔다.

배우가 꿈이었다면 대학 시절 연극이라도 했겠지만 사실은 달랐다. 대학 3학년 때까지 진로 고민 대신 여행이나 어학연수 등으로 경험을 쌓고 친구들과 놀기를 더 좋아할 정도로 배우와는 거리가 먼 학생이었다. "4학년 1학기 때 신문방송학과라서 주위에 준비하는 친구들도 많고 관심 있는 분야도 방송 분야라서 준비하다 시험을 봤는데 운 좋게 한 번에 합격했어요. 어떤 분들은 배우가 되기 위해 아나운서가 된 게 아니냐고 물으시는데 그런 말이 가장 속상했어요. 그러기엔 너무 어려운 과정이에요."

● "아나운서도 회사원일 뿐, 과대평가된 직업"

최송현은 아나운서를 과대평가하는 주위의 시선에 안타까움을 표했다. "아나운서도 직업 중 하나일 뿐이에요. 얼굴이 알려진 회사원일 뿐이죠. 회사원들이 처음 겪는 스트레스에 대중이 내 얼굴을 알아본다는 스트레스가 더해질 뿐이죠. 평가절상된 직업인 것 같아요. 방송에 출연하다 보면 아나운서 조직 내에서 바라는 모습과 프로그램 제작진이 바라는 모습이 상반돼 갈등을 느끼기도 하죠. 인기 때문에 생각이 많이 바뀌기도 하고요."

최송현은 다른 꿈을 꾸면서 아나운서로 지낸다는 게 동료들이나 선후배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어 과감히 사표를 냈다고 말했다. 가장 친한 친구인 오정연 아나운서에게 가장 먼저 말했더니 "배우가 꿈이었다는 말을 늘 했었으니까 이해한다"는 답이 돌아왔다. 정작 최송현 자신도 기억하지 못한 말이었다. KBS 내의 다른 사람들은 최송현이 그만둔다는 소식을 뒤늦게 알았다. "확신은 섰는데 그에 반하는 의견을 듣기가 힘들어서"였다고.


● "아나운서 그만둔 것, 후회한 적 한번도 없다"

아나운서를 그만둔 걸 후회한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는지 물었다. 최송현은 단호히 "단 한 번도 없었다"고 못박았다. "아버지, 어머니와의 약속이었어요. 제가 어떻게 살든 응원하시겠다고 해주셨죠. 다만 후회하지 않을 자신이 있으면 하고 싶은 일을 하라고 말씀하셨어요. 아직까지 단 한 번도 후회해본 적이 없어요."

KBS를 떠난 뒤에도 배우의 꿈을 일찍 밝히지 않았던 것은 비난을 받고 싶지 않아서였다. 최송현은 "공인의 직업은 쉽게 폄하될 수 있는 것 같다"며 "방송 하다 겉멋 들어서 저러는 것이라는 말을 들을 것 같았다. 소중하게 꿔왔던 꿈이고 어렵게 내린 결정인데 내 꿈에게 미안할 것 같았다. 하고 싶었던 일을 자신 있게 접근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영화 '인사동 스캔들'에서 최송현은 범죄 패거리의 일원인 공수정 역으로 등장한다. 단정한 아나운서 이미지와는 정반대인 거칠고 불량배 같은 인물이다. 비록 출연 분량은 많지도 않고 대사도 지극히 적지만 최송현은 '일단 합격'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처음에는 공수정이 돼야 한다는 생각에 압박감도 심했고 부담도 컸는데 완벽하게 소화하는 건 꿈이자 소망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영화 현장이 어떤 건지만 알아가고 민폐만 끼치지 말자는 생각으로 연기했죠. 그 두 가지 목표는 이룬 것 같아요." 배우 최송현의 첫 페이지는 꽤 매끈하게 완성됐다.



고경석 기자 kave@asiae.co.kr
사진 박성기 기자 musictok@
<ⓒ아시아경제 & 스투닷컴(stoo.com)이 만드는 온오프라인 연예뉴스>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0209:29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병원 다니는 아빠 때문에 아이들이 맛있는 걸 못 먹어서…." 지난달 14일 한 사기 피해자 커뮤니티에 올라 온 글이다. 글 게시자는 4000만원 넘는 돈을 부업 사기로 잃었다고 하소연했다. 숨어 있던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나타나 함께 울분을 토했다. "집을 부동산에 내놨어요." "삶의 여유를 위해 시도한 건데." 지난달부터 만난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비슷한 상황에 놓여있었다. 아이 학원비에 보태고자, 부족한 월급을 메우고자

  • 25.12.0206:30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를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 보려고 한다. 전문가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확산하는 부업 사기를 두고 플랫폼들이 사회적 책임을 갖고 게시물에 사기 위험을 경고하는 문구를 추가

  • 25.12.0112:44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법 허점 악용한 범죄 점점 늘어"팀 미션 사기 등 부업 사기는 투자·일반 사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구제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업 사기도 명확히 전기통신금융사기(보이스피싱)의 한 유형이고 피해자는 구제 대상에 포함되도록 제도가 개선돼야 합니다."(올해 11월6일 오OO씨의 국민동의 청원 내용) 보이스피싱 방지 및 피해 복구를 위해 마련된 법이 정작 부업 사기 등 온라인 사기에는 속수무책인 상황이 반복되

  • 25.12.0112:44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나날이 진화하는 범죄, 미진한 경찰 수사에 피해자들 선택권 사라져 조모씨(33·여)는 지난 5월6일 여행사 부업 사기로 2100만원을 잃었다. 사기를 신

  • 25.12.0111:55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기자가 직접 문의해보니"안녕하세요, 부업에 관심 있나요?" 지난달 28일 본지 기자의 카카오톡으로 한 연락이 왔다.기자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1.2709:34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1월 24일)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한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장동혁 대표의 메시지는 호소력에 한계가 분명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대로라면 연말 연초에 내부에서 장 대표에 대한 문제제기가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훈 전

  • 25.11.1809:52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지난 7월 내란특검팀에 의해 재구속된 윤석열 전 대통령은 한동안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특검의 구인 시도에도 강하게 버티며 16차례 정도 출석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의 태도가 변한 것은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증인으로 나온 지난달 30일 이후이다. 윤 전 대통령은 법정에 나와 직접

  • 25.11.0614:16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1월 5일) 소종섭 : 이 얘기부터 좀 해볼까요? 윤석열 전 대통령 얘기, 최근 계속해서 보도가 좀 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국군의 날 행사 마치고 나서 장군들과 관저에서 폭탄주를 돌렸다, 그 과정에서 또 여러 가지 얘기를 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강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