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목표주가 '극과극'
-1분기 실적개선기대에 주가 선방하며 목표주가 설정 혼란
반도체업 불황으로 목표주가가 크게 깎였던 삼성전자가 1분기 예상보다 좋은 실적을 기록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증권가가 목표주가 설정에 혼선을 빚고 있다.
최고 81만원에서 최저 40만원까지 삼성전자의 몸값(주가)에 대한 평가가 극명히 엇갈리고 있다. 특히 외국계의 경우 아직까지 반도체업황 불황 지속에 대한 우려를 이유로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낮게 고수하는 경우가 많았다.
1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대우증권을 비롯, 동양종금증권, 대신증권, 하나대투증권, 하이투자증권 등 국내증권사 역시 목표주가를 큰 폭으로 상향 조정하고 나섰다.
대우증권은 삼성전자에 대해 기존 59만원에서 74만원으로, 대신증권은 63만원에서 70만원으로 목표주가를 올렸다.
하나대투증권과 하이투자증권도 각각 기존 60만원에서 75만원으로, 60만원에서 73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아직까지 낮은 목표주가를 유지하고 있는 한화증권을 비롯, 상당수 증권사도 곧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한 보고서를 내놓을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외국계증권사인 씨티그룹은 삼성전자의 주가를 기존 69만원에서 81만원으로 상향 조정해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씨티그룹은 휴대폰 영업이익이 지난해보다 4% 증가한 2조5000억원을 기록하는 등 올 1분기 영업적자가 당초 전망치(4410억원)의 절반인 2190억원으로 예상된다며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삼성전자에 대해 비관적인 시각을 유지하고 있는 외국계증권사가 더 많다.
대표적인 주인공은 바로 메릴린치. 메릴린치는 "삼성전자의 실적이 예상보다 좋을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현재의 밸류에이션 배수가 지나치게 높다"며 목표주가를 기존 35만원에서 41만원 소폭 조정했다.
노무라증권사 역시 "1분기 영업적자는 330억원 수준으로 기존 전망치였던 6110억원보다 훨씬 양호하다"면서도 목표주가를 52만원에서 55만원으로 올리는 데 그쳤다.
이같은 혼선에 대해 반도체섹터 담당 애널리스트들은 반도체시장에 대한 시장전망이 아직까지 엇갈리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송종호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외국계의 경우 반도체시장에 대해 아직까지 부정적 의견을 가지고 있어 낮은 목표주가를 고수하는 경우가 많은 것"이라며 "지금의 실적 상황과 주가를 본다면 너무 저평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현중 동양종금증권 애널리스트도 "외국계증권사의 경우 거시경제에 대해 국내증권사보다 더욱 비관적인 시각을 유지하고 있다"며 "2009년 실적만 보고는 밸류에이션 메리트가 있다고 보기 힘들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는 분명히 지금의 주가보다는 올라갈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실적 개선 소식이 뒤늦게 알려진 것도 목표주가 설정 혼선에 원인이 됐다.
서도원 한화증권 애널리스트는 "1월까지만 해도 삼성전자측은 물론 업계에서 실적이 크게 악화됐었다고 알려져 목표주가가 낮게 유지됐었다"며 "그러나 2~3월 예상보다 실적이 좋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목표주가 설정에 다소 혼선이 온 것"이라고전했다.
김수희 기자 suheelov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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