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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물칸 빈 화물기’···항공사 영업사원의 고뇌

항공화물 감소로 항공편 줄여

“제 몸이라도 실어가라고 말하고 싶은 심정입니다.”

국내 한 항공사 화물 영업 담당자의 하소연이다.

경기 침체로 수출입 화물이 급감하자 화물칸을 다 채우지 못한 채 화물기를 떠나보내는 경우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1월말 현재 인천공항을 통한 항공화물 수출액은 54억2900만달러, 수입액은 45억4700만달러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33.9%, 41.2% 급감했다. 중량 기준으로도 각각 수출 2만9619톤, 수입 1만8986톤으로 각각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7.8%, 47.9% 줄었다. 지난해 10월 이후 4개월 연속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수출의 경우 2, 3월에 조금씩 상황은 나아지고 있다고는 하지만 한자리수 성장세에 그치고 있다. 지난해 같은 기간 실적이 그리 높지 않았기 때문에 벌어진 착시현상이라는 게 항공사측의 설명이다.

품목별 수출입 실적을 보면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수출의 경우 지난 1월 휴대전화는 전년동월 대비 25.3%, 반도체 46.5%, 컬러TV 15.0%, 모니터 77.7% 줄었으며, 수입도 반도체 34.2%, 의약품 16.3%, 휴대전화 부품 17.4%, 컴퓨터 부품 36.4% 급감했다.
주력 제품인 통신·IT 부문의 수출입이 줄었다는 것은 국내 공장이 그만큼 생산활동을 줄였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기 때문에 경기 불황이 이미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음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항공사 화물 영업 직원들은 매일 출근 도장만 찍은 후 화주들을 만나며 항공화물을 유치하기 위해 혈안이 됐다. 하지만 노력에 비해 얻는 성과는 미비한 수준이라고 한다.

항공사 관계자는 “수출이 잘 될 때에는 화주들이 사무실로 찾아와 자기 물건을 먼저 실어달라며 아우성이었는데 지금은 우리가 매일 회사를 방문해도 물건이 없다는 이야기만 들을 뿐”이라면서 “주요 고객인 통신, 반도체, 디스플레이 업체의 물량 감소로 인해 가장 큰 타격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결국 대한항공은 줄어든 화물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올해 화물기 공급량을 지난해보다 6% 줄이기로 하고 일부 화물기의 운항횟수를 줄이기로 했다. 아시아나항공도 마찬가지로 선택과 집중을 통해 화물기 운항 효율성을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채명석 기자 oricm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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