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이동통신 '3위의 반란'

번호이동 가입자 월초에는 LGT, 월말에는 SKT로..KTF만 동네북 신세


한 동안 주춤했던 이동통신 업체간 '경쟁사 가입자 빼앗기'가 다시 가열되고 있다. 최근에는 3위 사업자인 LG텔레콤(LGT)이 공격을 하면 1위와 2위인 SK텔레콤(SKT)과 KTF가 방어를 하는 형국이 지속되면서 '3위의 반란'이 시장 판도에 어떤 변화를 몰고올 지 주목된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이동통신 번호이동 가입자들은 월 초에는 LG텔레콤에 몰렸다가 월말에는 SK텔레콤로 옮겨가는 구도가 되풀이되는 뚜렷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는 매달 초 LGT가 적극적인 마케팅으로 가입자를 늘리면 중순부터 SKT가 뺏긴 만큼 되찾아오는 상황이 반복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SKT와 KTF가 KT-KTF 합병에 집중하는 사이 LGT가 점유율 확대를 꾀하고 있다"면서 "사실상 KTF는 방어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번호이동 싸움이 SKT와 LGT 1, 3위 사업자간 혈투로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지난 2월의 경우, 1주차에는 SKT → LGT로 1만1000명이 넘어간 반면, LGT → SKT는 1만200명에 그쳤다. 하지만 4주차에는 SKT → LGT가 2만3100명인 반면 LGT → SKT는 2만6000명을 기록, 월초와는 다른 양상을 보였다.

이는 LGT의 초반 공세에 SKT가 후반에 강력하게 반격에 나섰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같은 흐름은 3월에도 이어지고 있다. 3월 첫주(1~7일) 기준으로 LGT는 SKT로부터 1만9900명을, KTF로부터 1만8100명을 각각 뺏어왔다. 반면, LGT가 SKT와 KTF에 빼앗긴 가입자는 1만6500명, 1만2800명을 기록했다. 결과적으로 LGT는 3400명(SKT)과 5300명(KTF)의 순증을 기록한 셈이다.

3월 들어 다시 가입자를 빼앗긴 SKT는 가만히 앉아서 당하지 않겠다며 단단히 벼르고 있다. SKT 관계자는 "연초부터 LGT가 마케팅비를 쏟아부으면서 가입자 확보에 나서고 있다"면서 "월 초에 빼앗긴 숫자를 월 말에 채우기 위해 마케팅을 강화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과열 마케팅의 원인 제공자로 거론되는 LGT측은 "사용자가 많은 이통사에서 사용자가 적은 이통사로 넘어오는 것은 자연스런 현상"이라며 "KTF보다 LGT 가입자에게 더 많은 보조금을 주는 SKT의 보복성 행태가 더 큰 문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SKT와 LGT가 치고받는 사이 합병을 앞둔 KTF는 수세적인 전략을 취함으로써 경쟁사 모두에게 가입자를 빼앗기는 '동네북' 신세로 전락하고 말았다.

KTF 관계자는 "LGT가 마케팅을 강화하면서 경쟁사들의 가입자를 뺏어가고 있는 것이 눈에 띈다"면서 "SKT와 달리 KTF는 합병을 앞두고 있어 맞상대를 하기가 쉽지 않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업체간 번호이동 경쟁이 과열 조짐을 보이면서 방송통신위원회의 번호이동 규제에 대한 업체들의 입장 변화도 주목되고 있다. 이동통신에 신규 가입하면 3개월간 번호이동을 할 수 없도록 하는 방통위 계획에 대해 당초 SKT는 찬성, KTF와 LGT는 반대 의견을 개진해왔다.
 
하지만 최근 LGT가 '찬성'으로 입장을 바꾸었다. LGT 관계자는 "정부가 추진하기로 한 이상 사업자로서 왈가왈부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라고 밝혔지만, 일각에서는 "번호 이동 경쟁에서 나름대로 성과를 거둔 승자의 여유"라고 꼬집고 있다.

KTF도 찬성으로 돌아섰지만 이는 방통위와 대립각을 세우는 것이 KT-KTF 합병 추진에 이로울 게 없다는 이유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정일 기자 jaylee@asiae.co.kr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0209:29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병원 다니는 아빠 때문에 아이들이 맛있는 걸 못 먹어서…." 지난달 14일 한 사기 피해자 커뮤니티에 올라 온 글이다. 글 게시자는 4000만원 넘는 돈을 부업 사기로 잃었다고 하소연했다. 숨어 있던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나타나 함께 울분을 토했다. "집을 부동산에 내놨어요." "삶의 여유를 위해 시도한 건데." 지난달부터 만난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비슷한 상황에 놓여있었다. 아이 학원비에 보태고자, 부족한 월급을 메우고자

  • 25.12.0206:30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를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 보려고 한다. 전문가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확산하는 부업 사기를 두고 플랫폼들이 사회적 책임을 갖고 게시물에 사기 위험을 경고하는 문구를 추가

  • 25.12.0112:44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법 허점 악용한 범죄 점점 늘어"팀 미션 사기 등 부업 사기는 투자·일반 사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구제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업 사기도 명확히 전기통신금융사기(보이스피싱)의 한 유형이고 피해자는 구제 대상에 포함되도록 제도가 개선돼야 합니다."(올해 11월6일 오OO씨의 국민동의 청원 내용) 보이스피싱 방지 및 피해 복구를 위해 마련된 법이 정작 부업 사기 등 온라인 사기에는 속수무책인 상황이 반복되

  • 25.12.0112:44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나날이 진화하는 범죄, 미진한 경찰 수사에 피해자들 선택권 사라져 조모씨(33·여)는 지난 5월6일 여행사 부업 사기로 2100만원을 잃었다. 사기를 신

  • 25.12.0111:55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기자가 직접 문의해보니"안녕하세요, 부업에 관심 있나요?" 지난달 28일 본지 기자의 카카오톡으로 한 연락이 왔다.기자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1.2709:34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1월 24일)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한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장동혁 대표의 메시지는 호소력에 한계가 분명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대로라면 연말 연초에 내부에서 장 대표에 대한 문제제기가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훈 전

  • 25.11.1809:52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지난 7월 내란특검팀에 의해 재구속된 윤석열 전 대통령은 한동안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특검의 구인 시도에도 강하게 버티며 16차례 정도 출석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의 태도가 변한 것은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증인으로 나온 지난달 30일 이후이다. 윤 전 대통령은 법정에 나와 직접

  • 25.11.0614:16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1월 5일) 소종섭 : 이 얘기부터 좀 해볼까요? 윤석열 전 대통령 얘기, 최근 계속해서 보도가 좀 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국군의 날 행사 마치고 나서 장군들과 관저에서 폭탄주를 돌렸다, 그 과정에서 또 여러 가지 얘기를 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강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