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시장, AIG파산설에 20일 이평선도 하회..110.85(-35틱)
25일 증권과 외환시장이 전형적인 전고후저의 장세흐름을 기록했다. 이날 새벽 거래를 마친 뉴욕증시가 버냉키 효과에 힘입어 3∼4%대 급등마감한 영향에 30포인트 이상 갭상승으로 출발했던 코스피지수는 하루 종일 외환시장 눈치를 보느라 주도적 흐름을 이어가지 못했다.
각각 12일과 11일째 매도우위를 기록한 외국인과 프로그램매물 역시 걸림돌이었다. 외국인은 이날도 현·선물시장에서 전방위 매도 공세를 계속했다.
원·달러 환율 역시 미국 증시 급등에 따른 안전자산선호 심리의 완화 기대에 장초반 두자릿수 하락세를 기록했지만 이후 낙폭을 한자리수로 줄이면서 전날과 비슷한 1510원대 중반수준으로 제자리걸음을 했다.
채권시장에서는 씨티에 뒤이어 AIG의 파산설이 부담요인으로 작용한데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이 대규모 추가경정예산 필요성과 함께 한 대규모 국채발행 가능성을 시사한 데 따라 큰 폭 되밀리며, 전날에 이어 이틀째 약세 행진을 이어갔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날보다 3.20포인트(0.30%) 오른 1067.08로 마감했다. 코스닥은 8.03포인트(2.17%) 하락한 362.08로 이틀째 뒷걸음질했다. 원.달러 호나율은 0.30원 내린 1516.00원으로 마감했다.
채권시장 역시 대외악재에 흔들리며 전날에 이어 이틀째 약세를 기록했다.
국고 3년 금리는 10bp 상승한 4.0%, 5년물은 3bp 상승한 4.67%에 호가를 형성했고, 국채선물은 35틱 하락한 110.85에 마감했다. 씨티그룹과 AIG 국유화 가능성이 재차 논의되는 가운데 추경예산 규모가 30조원을 훨씬 웃돌 것이라는 불안감이 채권시장의 약세를 이끌었다.
특히 선물은 20일 이동평균선이 무너지는 등 기술적 매도로 현재 111선을 하회했다. 채권시장 역시 뚜렷한 방향성 없이 환율 움직임에 좌우됐을 정도다.
◆증시, '전강후강'..코스피 '제자리걸음'..코스닥 '하락 반전'
코스피 지수가 소폭 상승세로 장을 마감했다. 뉴욕증시가 벤 버냉키 FRB 의장의 은행 국유화 일축 발언으로 급등 마감하자 국내 증시도 30포인트 이상 갭상승하며 장을 출발했지만 지속되는 원ㆍ달러 환율 부담, 수급공백, 장중 나스닥 선물 하락 등으로 인해 결국 상승폭의 대부분을 반납, 보합권으로 장을 마쳤다.
코스피지수는 전일대비 3.20포인트(0.30%) 상승한 1067.08로 거래를 마감했다. 오후 한 때 약세로 돌아섰던 코스피지수는 장 마감 직전 외국인의 현ㆍ선물 순매도세가 줄어들자 소폭 상승하며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은 장 초반 반짝 순매수세를 보이며 지루한 매도 움직임이 끝난게 아니냐는 기대감을 심어줬지만, 결국 12거래일째 매도세를 이어갔다.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493억원, 1872억원의 매물을 쏟아냈고 개인이 2220억원을 순매수하며 이들의 매물을 모두 소화해냈다.
외국인들은 선물 시장에서도 8거래일째 매도세를 이어갔다. 외국인은 4012 계약 매도우위를 기록했다.
업종별로도 혼조세를 보였다. 건설업(-5.03%)과 기계(-2.21%), 증권(-1.59%) 등은 약세로 마감한 반면 의료정밀(4.76%)과 통신업(3.46%), 전기전자(1.67%) 등은 상승세로 거래를 마감했다.
시가총액 상위주는 신한지주를 제외하고 동반 상승세로 거래를 마쳤다.
삼성전자가 전일대비 1만500원(2.25%) 오른 47만8000원에 거래를 마친 가운데 SK텔레콤(2.09%), 현대차(3.26%), KT(5.59%) 등도 상승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상한가 19종목 포함 340종목이 상승하고 하한가 종목 포함 463종목이 하락했다.
코스닥 지수는 오전장 상승세를 지켜내지 못한 채 하락세로 돌아섰다. 코스닥 지수는 전일대비 8.03포인트(-2.17%) 내린 362.08로 거래를 마감했다.
◆환율, AIG파산설에 다시 '휘청'..1516.0원(-0.3원)
원ㆍ달러 환율이 미세하게 하락한 채 마감했다. 외환시장에서는 롱심리가 좀처럼 가시지 않고 있어 돌발 악재가 나타날 시 다시금 상승 일변도로 치달을 가능성을 품고 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ㆍ달러 환율은 전일대비 0.3원 하락한 1516.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원ㆍ달러 환율은 전일대비 17.3원 내린 1499.0원에 거래를 시작했으나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의 "고환율이 수출에는 도움이 된다"는 발언과 AIG파산설로 증시가 상승폭을 반납하면서 차츰 환율도 방향을 돌려 1517.5원까지 고점을 높였다.
특히 이날은 장중에 불거진 'AIG파산설'이 롱심리에 불을 지피면서 환율은 상승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AIG관련 루머와 은행권 숏커버 물량(손절매수)이 반등을 이끄는 장세를 나타냈다.
지난해 정부로부터 600억 상당의 구제금융을 받고 이를 갚기 위해 자산 매각을 추진 중인 미국 보험사 AIG는 적절한 입찰자를 찾지 못해 자구안을 전면 수정할 전망이라는 것이다. 이날 외신은 AIG가 자산 매각을 하는 대신 일부 사업부의 소유권을 정부로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이미 정부로부터 1500억 달러의 지원받은 AIG는 지난 4분기에도 600억 달러의 손실을 기록했고 신용 등급 역시 또 한 차례 강등될 전망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시중은행 외환딜러는 "전일 뉴욕증시가 버냉키 의장의 발언으로 상승했지만 기본적인 경제 악화의 펀더멘털은 달라진게 없는 상황인 만큼 외환시장도 원달러 환율 상승에 우호적이었다"면서 "더군다나 최근 당국도 구두개입만 할 뿐 이렇다할 실개입은 내놓지 않고 있어 레벨 경계감도 희석된 상태"라고 언급했다.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전고점인 지난해 11월 21일 종가 1525원 근처에서 당국이 어떤 스탠스를 보일지와 역외가 어느 선에서 차익 실현에 나설지가 환율의 향방을 가르는 관건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시중은행 딜러는 "원ㆍ달러 환율이 1525원선을 한두차례 더 테스트할 것으로 본다"면서 "당국도 전고점이 뚫리는 것이 추가 상승 가능성에 대한 상징적 의미가 있는 만큼 입장을 분명히 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한편 이날 코스피지수는 개장시의 상승폭을 대거 반납해 3.20포인트 오른 1067.08에 마감했으며 외국인은 증시에서 500억원의 순매도를 기록했다.
이날 오후 3시 19분 현재 엔ㆍ달러 환율은 97.03엔으로 상승, 원ㆍ엔 재정환율은 100엔당 1552.3원으로 하락하고 있다.
◆국채선물 110.85(-35틱)..20일 이평선도 하회
국채선물이 AIG 파산설과 환율 되돌림으로 급락마감했다. 여기에 내일 발표 예정인 3월 국고채 발표에 대한 경계감과 추경에 따른 수급부담감도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채권선물시장에서 3년물 국채선물은 35틱 급락한 110.85로 마감했다. 이날 국채선물은 18틱 상승한 111.38로 개장해 장초반 5일 이동평균선(111.32)을 돌파하는 강세를 연출했다. 원ㆍ달러환율이 1500원 아래를 밑돌자 장중한때 60일 이평선이 위치한 111.40까지 상승하기도 했다.
그러나 오전장 끝무렵 AIG파산설이 나돌며 하락반전했다. 외국인의 매물이 급격히 출회되면서 피봇 1차(111.10)ㆍ2차(111.00)ㆍ3차(110.85) 지지선을 모두 무너뜨리며 110.76까지 밀렸다. 이후 111.01까지 재차 상승을 시도했지만 끝내 고배를 마셨다.
거래주체별로는 외국인이 장초반 순매수에서 반전해 연 이틀 순매수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총 1715계약을 순매도하며 하락장세를 주도했다. 은행 또한 전일 4000계약 이상 순매도에 이어 286계약 순매도세를 보였다. 다만 장초반 1200계약 순매도에 비하면 장중 매수로 돌아선 셈이다.
반면 기금과 주택금융공사가 각각 545계약과 485계약을 순매수했다. 증권과 투신도 각각 318계약과 258계약 순매수세를 기록했다.
채권시장 관계자는 "환율안정세를 보인 장초반 상승을 연출했지만 내일 발표예정인 3월 국고채 발행에 대한 경계감과 추경 등 수급우려로 제약을 받았다"며 "AIG파산설 소식이 나돌면서 외인매도가 가세해 급격히 낙폭을 확대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원ㆍ달러 환율마저 전장마감 수준인 1516원대로 상승하면서 급락마감했다"고 덧붙였다.
이경탑 기자 hanga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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