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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낭소리' 제작자 "유인촌 장관 발언, 독립영화 정책 아니다"


[아시아경제신문 고경석 기자]영화 '워낭소리'를 제작한 고영재 프로듀서가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발언에 일침을 가했다.

고영재 프로듀서는 20일 서울 광화문 영상미디어센터 미디액트에서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고 최근 유인촌 문광부 장관이 연 독립영화 관계자들과의 공식 간담회에 대해 입을 열었다.

유 장관은 지난 12일 같은 자리에서 독립영화협회 사무총장인 고영재 프로듀서를 비롯해, 양익준 감독, 박정숙 감독, 김명준 미디액트 소장, 정상진 씨너스이체극장 대표 등과 함께 간담회를 갖고 독립영화 인큐베이팅 시스템 도입, 25개로 산재한 독립영화 상영관의 집중화 등을 제안했다.

고 PD는 먼저 "유 장관의 발언은 정책이 아니다"라고 쓴소리를 던졌다.

그는 이어 "영화진흥위원회의 지원 방식은 기계적이라서 영화제 수상이나 관객수 등을 수치화해서 적용한다"며 "이러다 보면 유명한 감독들이 지원금을 받고 또 받는 상황이 이어질 수밖에 없고 창의적이고 도전적인 작품들은 소외받게 돼 있다"고 비판했다.

유 장관의 발언에 관해 그는 "인큐베이팅 시스템이라는 것이 맞는 말일 수도 있지만 모든 정책을 인큐베이팅 시스템으로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이어 "독립영화는 배고파도 되는 것 아니냐고 말했는데 농담 삼아 할 얘기고 있고 아닌 게 있다"며 "독립영화를 하면서 부자가 되겠다고 생각한 적은 없다. 배고픈 건 각오하고 있는 것이고 앞이 훤히 보이는 길을 마다하고 먼 길을 택했을 때는 신념이 있어서 가는 것이다. 그러나 독립영화를 하는 사람은 모두 배고파야 하는 것도 아니다"라고 독립영화계에 대한 편견을 비판했다.

고 PD는 유인촌 장관의 발언이 "너무 추상적이어서 정책이라기보다는 판단에 가깝다"고 지적했다.

그는 "독립영화 상영관을 한 군데로 모으면 되는 것이 아니냐고 했지만 어떻게 개별 극장주가 다른 25개 극장을 어거지로 모을 수 있느냐"고 반문하며 "대신 특정한 공간으로 가면 다양한 장르의 영화를 볼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대부분의 독립영화 상영관이 단관극장이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쉽게 보기 힘든 여러 영화들을 한 곳에서 볼 수 있는 문화공간이 있으면 좋겠다. 영진위가 진행하려다 좌초된 다양성영화복합상영관 건립 사업이 그러한 것이 아니었을까 생각한다"고 개인적인 의견을 개진했다.

고영재 프로듀서는 이명박 대통령의 '워낭소리' 관람에 관한 언론의 정치적 해석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그는 "정치권이 '워낭소리'를 활용하고자 하는 퍼포먼스에 저희가 장단을 맞춘 것일 뿐이라고 비판받더라도 겸허히 수용하겠다"며 "우리는 독립영화에 관한 이야기가 있을 테니 와보라고 해서 간 것뿐이다. 순진하게 생각했던 것이 죄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독립영화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라면 얼마든지 참석할 수 있다. 그러나 유인촌 장관이나 이명박 대통령 내외와 자리를 주선한 분들이 정말 한 건 올리고자 마련한 것이 아니라면 (독립영화에 관한) 후속 조치들을 위한 논의 또한 지속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고 PD는 마지막으로 "결과론적으로 이렇게 된 것은 현실이니 받아들여야겠지만 문광부나 청와대나 조금 안타깝다. 잘못 조치한 것 같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영진위의 정책에 대한 쓴소리도 이어졌다.

고영재 프로듀서는 "지금이 영진위 4기인데 한 기에 9명의 위원이 있으니 지금까지 36명의 위원이 있었다. 그 중 독립영화계 인사는 김동원 감독(다큐멘터리 '송환' 연출) 단 한 명뿐이었고 나머지는 대부분 교수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왜 구체적이고 현실적이지 않은 개념들만이 책상 위에서 오가는지 모르겠다"며 "문광부나 영진위 관계자들이 하루 왼종일 영화 현장만 다녀 보면 좋은 정책이 나올 것이라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고영재 프로듀서는 '워낭소리'의 수익금 중 30%를 독립영화의 발전에 사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고경석 기자 kave@asiae.co.kr
<ⓒ아시아경제 & 스투닷컴(stoo.com)이 만드는 온오프라인 연예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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