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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비 원더 "터치스크린이 싫어"

애플 아이폰이 촉발시킨 터치스크린에 대한 열광적인 분위기가 뜻하지 않게 시각 장애인들을 좌절시키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8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버튼이나 스위치로 구성된 기존의 장비와 달리 최근 나오는 휴대폰 등은 터치스크린으로 구성돼 손가락 감각에 의존하는 시각 장애인들이 사용하는 데 애를 먹고 있다는 지적이다.

터치스크린에 대한 시각 장애인들의 불만은 이날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된 세계 최대 가전쇼 'CES 2009'에서 공론화됐다.

시각 장애를 앓고 있는 세계적인 뮤지션 스티브 원더는 CES에 참석, "제조사들이 시각 장애인을 배려했으면 좋겠다"며 터치스크린 기기들의 복잡한 사용법을 꼬집었다.

그는 "만약 당신들이 조금만 더 신경을 쓴다면 우리에게 흥분과 기쁨을 줄 것이다. 일부 회사들은 시각 장애인들도 사용하기 쉬운 제품 개발에 노력하고 있다"며 특별히 애플 아이팟과 림 블랙베리를 거론했다.

인권 운동가들은 CES 기간에 다양한 행사를 마련해 터치스크린의 문제점을 부각시키는 한편 제조사들의 인식 전환을 요구하고 나섰다.

현재 시장에는 터치스크린에 손가락을 댔을 때 메뉴나 글자를 읽어주는 '스크린리딩(screen-reading)' 소프트웨어가 판매되고 있지만 가격이 300달러 이상으로 비싼 데다 정확성이 떨어져 시각 장애인들에게 별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다는 게 인권 운동가들의 지적이다.

미국 시각 장애인 단체인 전국맹인연합(NFB)의 크리스 다니엘슨 대변인은 "우리는 기술의 진화를 가로막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면서 "우리가 주장하는 것은 인터페이스를 쉽고 단순하게 개발하자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인터페이스가 간단한 제품은 시각 장애인은 물론 비장애인에게도 인기를 얻을 것"이라며 쉬운 인터페이스가 첨단 터치스크린 시대에는 더더욱 중요한 경쟁력임을 거듭 강조했다.

이정일 기자 jaylee@asiae.co.kr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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