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 때 최저임금 부담 더 커진다' 편의점주의 한숨(종합)
기사입력 2018.09.12 15:47최종수정 2018.09.12 15:47 소비자경제부 심나영 기자
편의점주들 24시간 근무 면하려면 아르바이트생 시급 울며 겨자먹기로 인상해줘야
최저임금 해마다 오를수록 명절 임금 부담 더 가중 "시급 8350원 되는 내년 설 벌써 걱정"




[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 서울 용산구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구진모(45ㆍ가명)씨는 이번 추석에도 고향에 못 내려간다. 아르바이트생 2명은 일찌감치 추석 연휴엔 못 나온다고 전달한 상황. 그나마 나머지 1명이 시급 1.5배를 주는 조건으로 근무를 서주겠다고 해 24시간 말뚝 근무는 겨우 피해갈 수 있었다. 구씨는 "편의점 시작한 지 10년 동안 명절을 제대로 지내본 적이 없다"며 "그나마 하루 종일 가게에서 일하는 걸 피하려면 연휴 기간 동안 알바생 시급을 더 올려줘야 한다"고 토로했다.

최저임금 인상에 직격탄을 맞게 된 편의점주들이 명절을 앞두고 시름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 주말을 합쳐 길게는 5일씩 쉬는 명절연휴 기간엔 가맹점주들이 아르바이트생들에게 주는 인건비가 더 드는 사태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주요 포털사이트 커뮤니티 등에는 추석 연휴 내내 문을 열어야 하는 편의점주들이 인건비 추가 부담까지 떠안아야 한다는 글들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최저임금을 기준으로 웃돈을 더 얹어주고 사정 해야 겨우 알바 한두 명을 앉혀놓을 수 있을 정도" "해마다 최저임금이 오르는 만큼 명절 연휴 비용 지출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는데 최저임금 8350원이 적용될 내년 설이 벌써부터 걱정"이라는 식이다.

법적으로는 상시근로자 5인 미만 가맹점주는 물론 5인 이상을 둔 가맹점주라도 명절 연휴에는 시급 1.5배를 지급하지 않아도 된다. 추석은 법정 휴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르바이트생들의 출근 유인책으론 시급 인상이 최선의 방법이라 명절 연휴 때마다 다수 편의점주들은 울며 겨자먹기로 공공연하게 인건비를 더 늘려주고 있는 실정이다.



이달 초 전국편의점가맹점협의회에서는 이런 사태를 막기 위해 올해 추석부터 자율휴무제를 도입하자고 성명서까지 했지만 본사가 난감한 표정을 지어 없던 일로 됐다. 한 편의점 본사 관계자는 "365일 24시간 소비자들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어야 하는 곳이 편의점의 존재 이유인데 연휴라고 무조건 쉬게 할 수는 없다"며 "다만 산업단지나 대도시 오피스 지역 같은 연휴 기간 매출이 거의 발생하지 않을 곳은 담당자들과 협의를 해 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저임금 부담 가중과 업무 강도 탓에 편의점 순증 수는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다. 편의점 CU의 경우 올해 1분기 순증 수는 232개로 전년 대비 44% 감소한 데 이어 창업 성수기인 2분기 순증 수 역시 162개에 그치며 전년 대비 증감률이 -69%로 크게 떨어졌다. 7~8월 들어서도 전년 대비 -62%의 감소 폭을 나타냈다. GS25 역시 8월 순증 수가 69개로 7월 순증 수(72개)보다 다소 줄어들었다.

편의점 본사들도 출점 기준을 높였다. 편의점 CU는 올해부터 개점 시 매출, 점주 수익 등의 기준을 15% 이상 높여, 기준에 미달하는 매장은 개설하지 않기로 한 것이다. 인건비 상승 등 점포의 제반 비용이 늘어난 만큼, 가맹점 개설 시 가맹점주가 가져가는 실질 수익에 초점을 맞춰 눈높이를 높인 출점 전략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CU는 수익 중심의 출점을 위해 개점 전 매출검증 단계를 더욱 강화하여 시행하고 있다. 기존 개발팀에서만 이루어졌던 개점 전 단계를 개발담당, 개발팀장, 영업팀장, 영업부장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4단계 현장 모니터링을 통해 정밀한 매출 검증을 거친다. CU 관계자는 "이런 과정을 거쳐 오픈한 점포가 매출 부진이 발생할 경우 상품, 마케팅, 트랜드 분석 등 각 분야별 전문가를 비롯해 해당 점포를 담당하는 스토어 컨설턴트(SC)가 함께 참여하는 매출 개선 프로그램인 ‘클리닉 포 CU’을 통해 가맹점 수익 향상을 위한 해결책을 제시한다"고 밝혔다.




심나영 기자 sn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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