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문점비용 내년 예산만…政 '최대반영' 野 '과소평가' 논란
기사입력 2018.09.12 11:46최종수정 2018.09.12 11:46 정치부 이설 기자
野 "철도·도로에만 수조원 드는데 내년 예산만 반영"
통일부 "北 비핵화 진전 따라 대북사업…구체적 비용 내놓기 어려워"

[아시아경제 이설 기자] 정부가 11일 국회에 제출한 판문점 선언 비준동의안에 내년도 예산안만 담은 비용추계서를 제출해 논란이 일고 있다. 정부와 민간 기관들이 추계한 앞선 보고서에선 향후 남북경제협력 사업 추진에 수십조 원의 비용이 소요될 것으로 나타나 보수 야당들은 벌써부터 "과소 추계" "논란을 피하기 위한 꼼수"라며 반발하고 있다.

정부가 이날 국회에 제출한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한 판문점 선언 비준 동의안'에 첨부된 '비용 추계서'에 따르면 판문점 선언 이행을 위한 내년 예산은 총 4712억원으로 집계됐다. 올해보다 2986억원이 추가 편성됐으며 주로 남북경협 사업에서 증액됐다. 철도·도로 연결 및 현대화 사업 예산(무상지원)에 1864억원, 철도·도로 연결 및 현대화 사업 예산(융자지원)에 1087억원이 배정됐다. 산림협력 사업에도 1137억원이 할당됐다.

이같이 정부가 내년 예산만 추계서에 적시하면서 향후 법적 영속성을 띠는 판문점 선언의 비준 동의를 너무 쉽게 생각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남북관계발전법(제21조 제3항)에 따라 국회는 중대한 재정적 부담을 감안해 비준 동의를 해야 하는데, 내년 예산안만 갖고는 판단이 곤란하다는 것이다.

국회규칙 제135호 '의안의 비용추계 등에 관한 규칙'에 따르면 비용추계의 기간은 해당 의안의 시행일부터 5년으로 하되, 재정소요기간이 5년 미만인 경우에는 그 기간으로 하기로 돼있다. 통일부는 북한의 비핵화가 진전되지 않은 현 시점에서 시기와 비용을 구체적으로 내놓을 수 없어 국회에 협조를 구했다는 입장이다. 2007년 11월 정부가 10·4 남북공동선언 이행에 관한 제1차 남북총리회담 합의서 비준 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할 때도 내년도 예산에 한정해 1948억원이 소요된다는 추계서를 제출한 바 있다.

하지만 야당은 "수십 조원으로 불어날 경제 협력 예산을 감추려 1년 예산만 넣고 비준 동의를 받으려 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통일부가 2008년 국회에 제출한 '2007년 10·4 선언 합의사항 소요재원 추계' 자료에 따르면, 개성~신의주 철도·도로 개보수 등 사회간접자본(SOC) 개발 지원에만 8조6700억원이 들 것이라고 추산했다. 기타 비용도 5조6300억원에 달했다. 올해 미래에셋대우는 남북 철도에 57조원, 도로 35조원 등 112조원의 북한 인프라 비용을 추산했고, 씨티그룹 리서치센터도 철도 27조원, 도로 25조원 등 52조원의 비용을 예상했다.

통일부는 연도별 세부적인 재원소요는 북한 현지조사, 분야별 남북간 회담·실무접촉 등을 통해 사업규모, 사업기간 등이 확정된 이후에 산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부 관계자는 "사업을 진행할 때도 북측에 기술을 전수해주고 나머지를 북측이 자체적으로 하면 비용이 더 줄 수도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설 기자 sseo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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