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거북이, 트럼프 토끼'‥韓 성과 크지만 美와 함께 해야
기사입력 2018.09.12 11:15최종수정 2018.09.12 11:15 편집국 백종민 외교안보담당 선임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11일 국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북미 양국 정상 간의 통 큰 구상과 대담한 결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백종민 외교안보담당 선임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거북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토끼."(美 NBC)
"트럼프 대통령은 (2차 북ㆍ미 정상회담에 대해) 좋다고 하지만 국무부는 움직이지 않고 있다."(日 아사히)

문재인 대통령이 북ㆍ미 간 중재 역할에 성공하며 외교적 성과를 내고 있는 데 반해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 비핵화에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문 대통령이 주도하는 남북 관계 개선이 미국의 시선에서는 불편할 수 있다는 시각으로도 해석될 수 있다.

미 NBC 방송은 11일(현지시간) 문 대통령의 대북 외교 성과를 높게 평가했다. NBC는 정상회담 이후 교착 상태인 북ㆍ미 간 비핵화 협상과 달리 남북 관계 진전이 신속히 이뤄지고 있다고 판단했다.

미 국방부 동아시아 담당 부차관보를 지낸 에이브러험 덴마크 우드로 윌슨 국제센터 동아시아 국장은 "북한과의 협상에 있어 문 대통령이 추진하는 평화 트랙이 트럼프 대통령의 비핵화 트랙보다 많은 진척을 보이고 있다"고 평했다. 덴마크 국장은 문 대통령이 북한ㆍ미국ㆍ중국ㆍ일본 사이에서 벌어지는 외교전의 핵심이라고 치켜세웠다. 이날 문 대통령이 북ㆍ미 정상의 결단을 촉구한 것도 상기시켰다.

유엔(UN) 제재위원회 전문가단이었던 조지 로페즈는 트럼프 대통령을 토끼, 문 대통령을 거북이로 묘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불완전한 약속과 선언으로 단번에 승리를 하려 하지만 문 대통령은 느리지만 세세하게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는 해석이다.
물론 북한이 비핵화에 더딘 상황에서 문 대통령이 남북 관계 개선에만 주력하고 있다는 비판적 시각도 있다. 미들베리 연구소의 핵 전문가인 제프리 루이스는 "문 대통령은 북한의 비핵화와 관계 없이 남북관계 개선을 추진하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만족할 만한 수준의 성과를 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과 문 대통령이 북한 비핵화 속도에 이견이 있는 만큼 언제든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문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회담에서 새로운 양보안을 받아오지 못한다면 미국의 불만이 커질 수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로페즈는 "문 대통령이 종전선언을 위한 테이블을 깔아 줘도 트럼프 대통령이 받아들일지는 알 수 없다"고 했다. 그는 북한 비핵화 과정에서 한미 관계가 멀어질 수 있는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일본 아사히 신문도 12일 트럼프 대통령을 제외한 미국 정부 관계자들이 대북 협상에 미온적이라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달리 미 정부 실무자들은 2차 북ㆍ미 정상회담에 신중하며 국무부에서도 적극적으로 움직이려는 이가 없다고 전했다. 신임 국무부 대북 특별 대표로 선임된 스티븐 비건이 북한 대신 한ㆍ중ㆍ일 방문에 나선 것도 이런 기조를 반영한다고 아사히는 파악했다.




백종민 외교안보담당 선임기자 cinq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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