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기관 40% '부실학회' 참가했다
기사입력 2018.09.12 14:30최종수정 2018.09.12 14:30 4차산업부 김철현 기자
과기정통부, 연구비리 뿌리 뽑고 건강한 연구문화 정착 추진 [아시아경제 김철현 기자] 국내 연구기관의 40%가 이른바 '부실학회'에 참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부실학회는 학문의 발전보다는 참가비 수입 등 영리적 목적이 강해 발표 또는 심사과정을 부실하게 운영하는 학술대회를 말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 유영민, 이하 과기정통부)는 12일 교육부와 정부과천청사에서 '과학기술인의 건강한 연구문화 정착을 위한 간담회'를 개최하고 이 같이 밝혔다. 이번 간담회는 유영민 과기정통부 장관이 주재하고 교육부 이진석 고등교육정책실장을 비롯해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한국과학기술한림원 등 국내 과학기술 관련 기관과 주요 대학 총장, 일반 연구자들이 참석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발표된 부실학회 관련 실태조사 결과 및 향후 조치방안에 따르면 과기정통부와 교육부는 238개 대학, 4대 과학기술원(이하 과기원), 26개 과기출연연구기관을 대상으로 문제가 됐던 '와셋'(WASET, 이하 W학회)과 '오믹스'(Omics, 이하 O학회)에 최근 5년간 참가한 실태를 전수조사했다. 조사 결과 최근 5년 동안 한번이라도 W학회와 O학회에 참가한 기관은 조사대상 기관의 40%인 총 108개 기관인 것으로 확인됐다. 대학 83개, 출연연구기관 21개, 과기원 4개다. 또 W학회와 O학회에 참가한 횟수는 총 1578회, 참가한 연구자 수는 총 1317명, 이중 2회 이상 참가자는 180명인 것으로 드러났다.

과기정통부와 교육부는 고의적이거나 반복적인 부실학회 참가행위가 정부 연구개발(R&D) 연구비 유용 및 논문 중복게재 등 연구부정에 악용될 소지가 높고 국내 과학기술계 전반의 연구수준을 떨어뜨릴 수 있는 만큼 해당자에 대해 엄정하게 조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우선 각 연구기관별로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해당 학회 참가자에 대해 소명을 받고 조사 및 검증을 하도록 할 방침이다. 각 연구기관은 조사결과 외유성 출장 등 연구윤리 규정 또는 직무규정 위반행위가 적발된 경우 징계 등 적정한 조치를 해야 한다. 또한 정부는 연구기관의 조사·검증 또는 처분이 미진한 경우 재조사 요구와 함께 기관평가 반영, 정부R&D 참여제한 등 기관단위 제재도 검토할 계획이다. 이에 더해 각 특별위원회에서 보고된 사안 중 연구비 부정사용자와 연구부정행위자에 대해서는 한국연구재단 등 전문기관의 정밀정산과 추가 검증을 거쳐 추가적으로 정부R&D 제재 처분을 부과할 예정이다.

이번 간담회에서는 부실학회 외에도 연구비 횡령, 지재권 편취, 논문 끼워주기 등 잇따라 발생하고 있는 연구 윤리문제를 과학기술계의 성찰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 또 건강한 연구문화 정립을 위한 과학기술계 각 주체별 실천방안에 대한 논의도 이뤄졌다.

유영민 과기정통부 장관은 "성숙한 연구문화는 우리나라 연구수준이 질적으로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한 필수요건이므로 이를 위해 과학기술계 전체가 노력해야 할 것"이라며 "각 기관은 부실학회 참가자를 철저히 조사하고 연구비 유용 또는 연구부정이 드러날 경우 정부는 엄정하게 조치하겠다"고 했다. 유 장관은 이어 "과기정통부는 논의된 의견을 적극 반영하고 보다 구체화해 빠른 시일 내 과학기술인의 건강한 연구문화 정착 방안을 확정하고 추진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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