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CIO에 류영재 대표 내정…'정책 방향성' 택했다
기사입력 2018.09.12 17:07최종수정 2018.09.12 17:07 자본시장부 임철영 기자
사회책임투자(SRI) 전문가, 국민연금 SC 도입 과정에도 적극 참여


[아시아경제 임철영 기자] 국민연금이 사회책임투자(SRI), 스튜어드십 코드(기관투자가의 의결권 행사 지침) 등 정책 방향성을 택했다. 국민연금은 630조원이 넘는 기금 운용을 책임질 문재인 정부 첫 기금운용본부장(CIOㆍ기금이사)으로 류영재 서스틴베스트 대표를 내정하고 조만간 선임할 것으로 알려졌다.

류 대표는 2006년 국내에서는 생소한 분야였던 사회책임투자 중심의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는 서스틴베스트를 설립해 업계를 선도해왔다. 12년 동안 국민연금을 포함한 연기금, 자산운용사 등 민간ㆍ기관투자가에게 사회책임투자, 의결권 행사 자문을 해오면서 관련 분야를 개척한 인물로 꼽힌다.

사회책임투자는 기업의 재무적 성과는 물론 환경(E), 사회(S), 지배구조(G) 성과를 평가해 투자하는 투자활동을 의미한다. 투자대상 기업이 인권, 노동, 사회공헌, 환경 분야에서 문제를 일으킬 경우 개선을 요구하고 경우에 따라 투자 대상에서 제외하기도 한다. 미국과 영국 등 선진국에는 이미 여러 종류의 사회책임투자 지수가 존재하는데 미국의 다우존스 지속가능성지수(DJSI), 영국의 FTSE 4Good 인덱스 등이 대표적이다.

이번 내정은 대기업 지배구조 개선과 적폐청산에 힘을 싣고 있는 문재인 정부의 방향성에 부합한 결과라는 분석이다. 더욱이 국민연금이 지난 7월 한 차례 공청회와 두 차례 기금운용위원회 회의를 열고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을 결정한 만큼 이해도가 높은 인물이 필요했다. 보건복지부와 국민연금이 스튜어드십코드 도입안을 마련하는 과정에 적극 자문한 것으로 알려진 류 대표는 스튜어드십 코드 공청회 토론자로 참석해 사회책임투자는 거스를 수 없는 글로벌 트렌드라며 국민연금의 적극적 경영참여 가능성을 열어놔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청와대와 정부 산하 위원회에서 활동도 적극적으로 해왔다. 지난해 12월27일 출범한 대통령직속 국민경제자문회의 위원으로 이름을 올렸고 금융위원회 금융발전심의회 위원, 포용금융연구회 부회장, 사단법인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연구소장 등을 맡았다. 2016년에는 영국 경제학자 존 케이가 쓴 '금융의 딴짓(원제: Other People's Money)'을 번역해 출간한 이후 국민연금의 투자방식에 대해 기계적 수익률만 따지는 지속 불가능한 '케첩투자'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미국 재무장관을 지낸 래리 서머스의 '케첩 경제학'과 '토마토 경제학'에서 빌린 개념이다.

인선이 되면 당분간 기금운용본부를 안정화하는 데 힘을 쏟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우선 실장급 인사를 포함해 절대적으로 부족한 기금운용직 실무자를 충원해 인력을 보강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한 만큼 내부 의사결정 체계와 기금운용정책에 대한 변화도 꾀해야 하는 상황이다.

국민연금 CIO의 임기는 2년이며 성과에 따라 1년 연임할 수 있다. 1999년 기금운용본부가 출범한 이후 8번째 본부장이며 기금이사로는 9번째다.




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