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자영업 구조조정에 '일자리 쇼크'…40대·고졸 실업자↑
기사입력 2018.09.12 10:38최종수정 2018.09.12 10:38 경제부 김보경 기자
8월 고용동향 발표…취업자 수 전년比 3000명 증가
통계청 "제조업 등 경제상황 좋지 않아 도소매 등 다른 산업에 영향"…'폭염 영향' 분석도
정부 일자리 사업 예산 지출에도 고용지표 영향 미미


[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 김보경 기자] 취업자 수가 2달 연속 1만명을 밑돈 배경에는 제조업과 자영업의 구조조정 쇼크가 있었다. 자동차ㆍ조선업 경기 불황으로 인해 관련 제조업 뿐만 아니라 주변 상권을 지키고 있던 자영업 취업자 수까지 감소했고, 자영업 역시 대형화ㆍ온라인화되면서 소형 소매업체를 중심으로 크게 위축되고 있는 것이다.

12일 통계청이 발표한 '8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이달 제조업 취업자 수는 전년 동기 대비 10만5000명(-2.3%) 감소하며 5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경비ㆍ청소, 파견인력이 포함된 사업시설관리ㆍ사업지원 및 임대서비스업 취업자 수는 11만7000명 감소했다. 자영업 경기와 관련된 도소매ㆍ숙박음식점 취업자수 역시 전년 동기 대비 20만2000명 감소하며 9개월 연속 전년 동기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일반 점포에 고용돼 최저임금 인상 영향을 많이 받는 판매종사자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8만4000명(-2.7%)이나 줄었다.

제조업과 자영업, 서비스업 고용이 동시에 둔화된 것은 제조업 상황 악화가 불러온 '도미노 효과'다. 빈현준 통계청 과장은 "전체적으로 취업자 증가폭이 둔화됐다기보다는, 최근 제조업을 비롯한 우리나라 경제 상황이 좋지 않아 지속적으로 고용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특히 제조업 고용유발효과가 큰 자동차와 조선업 부진이 계속되면서 관련돼 있는 도ㆍ소매나 다른 산업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자영업은 과당경쟁으로 인한 구조조정 과정을 겪고 있다. 이달 중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가 7만1000명(4.5%) 늘어난 반면, 고용원이 없는 영세 자영업자가 12만4000명(-3.0%)이나 감소한 것이 이를 방증한다. 빈 과장은 "도ㆍ소매업 대형화와 온라인 판매 활성화로 인해 작게 영업하는 소매업체들의 감소가 확대됐고, 자동차 판매업도 감소로 전환했다"며 "자영업 안에서도 고용원이 없는 영세한 자영업 감소가 지속되고 있는데, 자영업 구조조정 여파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8월 폭염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있다. 빈 과장은 "폭염이 지속될 경우 개인의 활동성이 저하될 수밖에 없고, 몇몇 지역에서 피서객 감소 현상도 있었다"며 "인구 이동이 활발하지 못해 도소매나 숙박ㆍ음식점업에 부정적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제조업, 자영업 부진이 계속되면서 우리 경제의 '허리' 역할을 하는 40~50대 실업자 수는 크게 증가했다. 8월 전체 실업자는 113만3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13만4000명(13.4%) 늘었다. 이 가운데 40대가 4만3000명(29.8%)로 가장 많이 늘었고, 그 다음이 50대(3만6000명, 22.9%) 였다. 30대와 20대 실업자 수는 각각 2만6000명과 2만5000명이었다.

학력별로 보면 고졸 실업자가 크게 늘었다. 고졸 실업자는 전년 동월 대비 9만9000명(25.2%) 증가했다. 대졸 이상에서 2만2000명(4.5%), 중졸이하에서 1만3000명(10.9%)으로 고졸에 비하면 소폭 증가한 편이다. 일자리 대란의 피해를 고졸 근로자가 떠안고 있는 상황이다. 빈 과장은 "8월의 계절적 특성이 방학이고 젊은 청년들이 아르바이트도 하는 계절인데 올해 들어 숙박업, 도소매 일자리 수요가 있음직한 곳에서 취업자가 빠지고 있어서 젊은층 중심으로 노동 공급에 비해 수요가 못 따라가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정부의 일자리 사업도 약발이 먹히지 않고 있다. 기획재정부가 전날 발표한 '월간 재정동향'에 따르면 고용노동부는 1~7월까지 고령자고용촉진지원금 1090억원을 집행했다. 이는 올해 집행하려고 계획했던 예산 1025억원을 65억원 초과한 규모다. 지역고용촉진지원금은 올해 계획한 1111억원 가운데 1072억원(96.5%)을 집행했지만 고용 지표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진 못했다. 그러나 정부는 일자리 창출을 위한 재정확장 정책을 계속 펴나갈 것으로 보인다. 고형권 기재부 1차관은 전날 열린 시·도 경제협의회에서 "다음 달까지 올해 일자리예산 19조2000억원이 전액 집행되도록 하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며 지자체와 관계부처에 협조를 구했다. 또한 고 차관은 정부가 추석 전에 산업ㆍ고용위기지역 등을 중심으로 목적예비비를 추가로 지원하기 위해 서두르고 있으며, 4조원 규모의 기금변경ㆍ공기업 투자 확대를 앞서 발표한 대로 추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창현 서울시립대 교수는 "정부가 고용 상황을 겸허하게 인정하고 정책 방향을 수정할 필요가 있다"며 "이럴 때일수록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 기업들의 기를 살려 투자를 늘리고 규제 혁파에 국가적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김보경 기자 bkly47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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