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급 더 줄테니 추석 연휴에 알바 좀 해줘'…편의점주의 '명절 악몽'
기사입력 2018.09.12 09:52최종수정 2018.09.12 10:22 소비자경제부 심나영 기자
편의점주들 24시간 근무 면하려면 아르바이트생 시급 울며 겨자먹기로 인상해줘야
최저임금 해마다 오를수록 명절 임금 부담 더 가중 "시급 8350원 되는 내년 설 벌써 걱정"



[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 서울 용산구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구진모(45ㆍ가명)씨는 이번 추석에도 고향에 못 내려간다. 아르바이트생 2명은 일찌감치 추석 연휴엔 못 나온다고 전달한 상황. 그나마 나머지 1명이 시급 1.5배를 주는 조건으로 근무를 서주겠다고 해 24시간 말뚝 근무는 겨우 피해갈 수 있었다. 구씨는 "편의점 시작한 지 10년 동안 명절을 제대로 지내본 적이 없다"며 "그나마 하루 종일 가게에서 일하는 걸 피하려면 연휴 기간 동안 알바생 시급을 더 올려줘야 한다"고 토로했다.

최저임금 인상에 직격탄을 맞게 된 편의점주들이 명절을 앞두고 시름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 주말을 합쳐 길게는 5일씩 쉬는 명절연휴 기간엔 가맹점주들이 아르바이트생들에게 주는 인건비가 더 드는 사태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주요 포털사이트 커뮤니티 등에는 추석 연휴 내내 문을 열어야 하는 편의점주들이 인건비 추가 부담까지 떠안아야 한다는 글들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최저임금을 기준으로 웃돈을 더 얹어주고 사정 해야 겨우 알바 한두 명을 앉혀놓을 수 있을 정도" "해마다 최저임금이 오르는 만큼 명절 연휴 비용 지출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는데 최저임금 8350원이 적용될 내년 설이 벌써부터 걱정"이라는 식이다.



법적으로는 상시근로자 5인 미만 가맹점주는 물론 5인 이상을 둔 가맹점주라도 명절 연휴에는 시급 1.5배를 지급하지 않아도 된다. 추석은 법정 휴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르바이트생들의 출근 유인책으론 시급 인상이 최선의 방법이라 명절 연휴 때마다 다수 편의점주들은 울며 겨자먹기로 공공연하게 인건비를 더 늘려주고 있는 실정이다.

이달 초 전국편의점가맹점협의회에서는 이런 사태를 막기 위해 올해 추석부터 자율휴무제를 도입하자고 성명서까지 했지만 본사가 난감한 표정을 지어 없던 일로 됐다. 한 편의점 본사 관계자는 "365일 24시간 소비자들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어야 하는 곳이 편의점의 존재 이유인데 연휴라고 무조건 쉬게 할 수는 없다"며 "다만 산업단지나 대도시 오피스 지역 같은 연휴 기간 매출이 거의 발생하지 않을 곳은 담당자들과 협의를 해 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저임금 부담 가중과 업무 강도 탓에 편의점 순증 수는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다. 편의점 CU의 경우 올해 1분기 순증 수는 232개로 전년 대비 44% 감소한 데 이어 창업 성수기인 2분기 순증 수 역시 162개에 그치며 전년 대비 증감률이 -69%로 크게 떨어졌다. 7~8월 들어서도 전년 대비 -62%의 감소 폭을 나타냈다. GS25 역시 8월 순증 수가 69개로 7월 순증 수(72개)보다 다소 줄어들었다.




심나영 기자 sn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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