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발생 3일] 확진자, 아내에겐 '마스크 써라' 약복용 사실도 숨겨

3년여 만에 국내에서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확진 환자가 발생한 가운데 9일 확진 환자가 격리 치료 중인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응급의료센터 앞에 메르스 관련 안내문이 부착돼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아시아경제 서소정 기자]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확진자인 60대 A씨가 입국 전 부인에게 ‘공항에 마중나올 때 마스크를 착용하라’고 말한 것으로 뒤늦게 전해졌다. 또 현지 병원에 가서 약을 처방 받았고 수액까지 맞았지만 이를 검역당국에 알리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보건환경연구원 소속의 한 역학조사관은 9일 오후 서울시청에서 박원순 서울시장이 주재한 메르스 대응 관련 회의에서 A씨 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이 조사관은 “쿠웨이트에서 두바이를 거쳐 입국한 A씨가 ‘특별히 호흡기 증상 발열이 없다’고 얘기했는데, 아내가 공항으로 마중나올 때는 ‘마스크를 착용하고 오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또 “아내가 자가용으로 공항에 왔는데, 막상 삼성서울병원으로 이동할 때 본인은 리무진 택시를 타고 따로 이동했다”고 말했다. 이 조사관은 "A씨가 9월 4일 입국할 계획이었는데 당일 너무 몸이 아파서 연기하고 망가프에 있는 병원에 가서 약을 처방받고 수액을 맞았다고 이야기를 했다고 진술했다"며 “어떤 약을 처방 받았는지 물어봤는데 몰랐고, 그나마 사진 찍어서 갖고 있는 의료 기록이 혈액 검사한 수치인데 잘 보이지도 않는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역학 조사를 하면서도 노출력을 확진자에게 집요하게, 끝까지 물었는데 ‘여러 명이 레지던스 단독 주택에서 동일하게 식당에서 밥을 먹었지만 본인만 증상이 있었다’고 답했다"고 전했다.A씨는 쿠웨이트에 머물렀던 지난달 28일 설사 증상으로 현지 병원을 찾았으며, 그는 평소 알던 삼성서울병원 의사한테 전화로 도움을 요청했다. 7일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한 메르스 환자는 집이 아닌 삼성서울병원으로 직행했다. 삼성서울병원은 이날 밤 9시34분경 보건당국에 A씨를 메르스 의심 환자로 신고했다.특히 A씨는 입국시 몸 상태가 좋지 않아 휠체어를 탄 채 인천공항 검역소를 통과했다. 검역관이 A씨에게 “현재 설사 증상이 있는지” “복용 중인 약이 있는지” 물었지만 그는 “열흘 전에 설사 증상이 있었으나 현재는 괜찮다”고 답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9일 서울시 메르스 관련 대책회의에서 “왜 A씨가 검역대를 통과할 때 체온이 평소와 같았나, 쿠웨이트에서 어떤 처방을 받고 약을 조제 받았는지 밝혀져야 한다"면서 "이런 것들을 소홀하게 판단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한편 보건복지부는 서울시가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A씨의 행적과 관련한 내용을 공개한 것에 대해 서울시에 항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복지부는 A씨가 쿠웨이트로 출국한 뒤 국내로 다시 입국해 서울대병원에 격리 조치될 때까지의 상세한 동선을 10일 오후 공개할 예정이다.서소정 기자 ssj@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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