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장칼럼] '미친 집값'을 잡는 가장 확실한 대책
기사입력 2018.09.10 11:25최종수정 2018.09.11 16:08 정치부 황진영 기자
요즘은 어떤 모임을 가도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화제가 부동산이다. 자신들이 사는 동네 아파트 가격이 불과 몇 달 사이에 얼마나 올랐는지부터 시작해 아파트 가격 상승 원인과 향후 부동산 시장 전망, 이에 대응하는 재테크 방법, 아파트 가격을 잡기 위한 대책 등 다양한 이야기가 쏟아진다. 지금처럼 집값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올랐던 2006년 하반기도 그랬다. 부동산으로 시작해서 대통령 비난으로 끝났던 당시와 달리 지금은 비난의 화살이 모두 대통령으로 향하지는 않는다는 것이 다른 점이다. 대통령 지지율 20%와 50%의 차이인 것 같다. 지금과 같은 '미친 집값'이 계속 이어진다면 얘기가 달라질 것이다. 지난주 대통령 지지율이 취임 후 처음으로 50%가 깨진 원인 중 하나도 아파트 가격 상승이다.

정부가 추석 전에 8번째 부동산 대책을 내놓겠다고 하는데 지금까지와 비슷한 대책이라면 백약이 무효다. 현 정부 출범 후 아파트 가격이 하늘 높이 뛰고 있는 것은 정부 대책이 없어서가 아니다. 최근 들었던 이야기 중 가장 인상적인 것은 “그냥 가만히 있었으면 이 정도까지 올랐겠느냐”는 말이었다. 선무당처럼 어설픈 정책을 이것저것 내놓다 보니 아파트 가격이 더 치솟고 있다는 말이다. 청와대 ‘국민청원’에 이제 부동산 대책 좀 그만 내놓으라는 청원까지 올라오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아파트 가격을 잡기 위해서는 김수현 청와대 사회수석이 부동산 정책에서 손을 떼야 한다. 부동산 정책 컨트롤타워를 교체함으로써 시장에 맞서는 규제 일변도의 정책을 수정하고 시장에도 확실한 시그널을 줘야 한다. 지금의 부동산 가격 급등은 경제수석이 아닌 사회수석인 김 수석이 부동산 정책 컨트롤타워를 맡으면서 어느 정도 예견된 것이기도 하다. 문 대통령은 참여정부 시절 종부세를 도입한 김 수석의 경험을 믿고 부동산 정책을 맡겼겠지만 그게 패착이었다고 나는 생각한다.

과거 실패 경험을 반면교사로 삼으면 이번에는 잘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대통령은 기대했겠지만 시장은 정반대로 움직였다. 지난해 정권이 바뀌자 ‘참여정부 시즌2'가 출범해 조만간 집값이 급등할 것이라는 예상이 확산되면서 매수세가 살아 났고 가격이 급등했다. 시장을 찍어누르는 규제 일변도의 대책으로 일관하는 김 수석에 대해 청와대 참모들도 우려의 눈길로 바라보고 있다. 한 청와대 참모는 “세상이 바뀐 줄 모르고 10년 전 방식으로 부동산 시장과 싸우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현재 청와대 역학 구도로 볼 때 쉽게 김 수석에게 책임을 물을 수는 없는 분위기다. 청와대 직제상 사회수석은 부동산 정책 외에도 대입제도 개편 같은 교육문제부터 의료, 복지, 문화, 환경, 여성 이슈까지 관장하고 있다. 김 수석은 장하성 정책실장이 경질되면 0순위 후보로 거론될 정도로 대통령이 신뢰하고 있다. 대통령에게 사회수석의 교체를 건의하기도, 대통령이 경질을 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많은 짐을 지고 있는 김 수석의 어깨에서 부동산 정책은 떼어내서 경제수석에게 맡기는 게 현재로서는 가장 확실하면서도 합리적인 방법이다.
/정치부 차장




황진영 기자 young@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