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수다] 깨가 쏟아지는 재미 '열려라 참깨!'

실파나물

친정 어머니의 나물 반찬은 특히 맛있다. 나물이 나는 계절이면 산으로 들로 다니시며 직접 노지 나물들을 캐서 데치고 삶아서 조물조물 나물을 무치시니 그 맛과 향이 좋다. 그러나 철이 없이 마트에서 구입한 콩나물, 시금치도 친정 어머니 손에서 나물로 만들어지면 그 맛도 특별해진다. 손맛이 있다고들 이야기 하지만 나물 반찬을 하는 어머니의 조리법에는 비법 아닌 비법이 있다. 직접 담으신 간장, 멸치액젓으로 간을 하고 참기름, 깨소금은 아낌없이 또 아낌없이 넣으신다.재미있어서 ‘깨가 쏟아진다!’해마다 한여름 8월에는 참깨 수확으로 바쁘다. 아무리 더워도 깨수확은 미룰 수가 없다. 잠깐 게으름을 피우는 순간 깻봉우리가 벌어지면서 깨가 바닥으로 떨어져 버리면 주워담을 수 없기 때문이다. 깻단을 베어 묶어서 깨가 쏟아지지 않도록 세워서 말린다. 깨가 가득 담긴 깻봉우리가 잘 마르면 깨를 가득 담은 깻봉우리를 살살 쳐서 깨를 털어낸다.깨가 쏟아지는 재미와 맛을 알게 되면 참깨 수확의 성공을 위해 여름 더위는 겸허하게 받아 들이게 된다. 고소함이 넘치는 ‘깨볶는 소리가 난다!’ 털어낸 참깨는 한톨이라도 버려지지 않게 하기 위해 현란한 키질로 골라낸 후 순수한 참깨만 남으면 다시 말려서 보관한다. 씻어서 은근한 불에 볶아주면 고소한 향이 나는 통깨가 되고 소금을 약간 넣어 곱게 빻아주면 깨소금이 되고 볶아서 기름을 짜면 참기름이 된다. 방금 볶아 찧은 깨소금과 바로 짠 참기름의 고소함은 맛보지 않은 사람은 상상하기 힘들다.중국에는 “참깨 100알을 먹으면 만병이 없이지고 1년을 계속해서 먹으면 배고픈 줄 모르고 전신의 피부가 고와지며, 2년을 계속해서 먹으면 흰머리가 검어지고, 3년을 계속해서 먹으면 빠졌던 이가 다시 나고, 4년을 계속해서 먹으면 물과 불에도 데지 않고, 5년을 계속해서 먹으면 뛰는 말보다 빠르고 장수하리라”라는 옛이야기가 있다. 참깨는 불포화지방산이 풍부해 피부 영양을 공급하고 노화 방지에 효과적이며 콜레스테롤 생성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 불로장생의 비약이 특별하지 않다. 나물반찬에는 참기름, 깨소금 듬뿍 넣고 고기요리는 참기름을 찍어 먹고 깨로 끓인 죽, 강정,떡, 과자, 빵을 맛있게 먹는 것이다.글=요리연구가 이미경(//blog.naver.com/poutian), 사진=네츄르먼트 제공<ⓒ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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