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장칼럼]편의점과 최저임금

[아시아경제 김민진 기자] 최저임금 인상의 후폭풍이 거셉니다. 지난달 초 80%대에 육박하며 천정을 향해 치솟던 문재인 대통령의 직무수행평가 지지도를 60%대로 주저앉혔으니 말입니다. 한국갤럽이 지난 17~19일 조사해 20일 공개한 여론조사에서 문 대통령 국정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는 67%로 6월 둘째 주 79%를 찍고 난 후 5주 연속 하락했습니다.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문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은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최저임금 논란 때문으로 분석했습니다.내년도 최저임금 인상 결정 이후 편의점 업계는 해당 이슈의 격전장이 됐습니다. 최저임금 인상의 복잡ㆍ다양한 사회ㆍ경제적 영향을 '편의점'이라는 한정된 예시와 범위로 설명하니 전선(戰線)이 분명해진 겁니다. 영세자영업자와 파트타임 근로자의 대립구도가 해당 이슈를 간명하게 정리했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단순화해버렸습니다.올해 6월 기준 우리나라 인구는 5180만명입니다. 세대수는 2182만 가구, 세대당 인구 2.37명입니다. 5년 전 인구는 5105만명, 세대수 2033만 가구, 세대당 인구 2.51명이었습니다. 5년 동안 인구는 75만명 늘었고, 세대수는 149만 가구 증가했습니다. 세대당 인구는 0.14명 줄었으니 1인 가구 증가 등으로 세대 분화가 빠르게 진행된 것입니다.그러면 이 기간 증가한 편의점 숫자는 얼마나 될까요. 올해 편의점 5개사의 총 점포 수는 4만개가 넘습니다. 2013년 2만5000개였던 점포 수는 2015년 말 2만9000개, 2016년 말 3만4300개였습니다. 5년 사이 기존의 1.6배, 숫자로는 1만5000개의 편의점이 더 생긴 겁니다.그러면 그동안 시장 얼마나 커졌을까요. 5년 사이 국민소득이 1.6배 는 것도, 인구나 가구 수가 1.6배 증가한 것도, 대형마트나 기업형슈퍼마켓(SSM)이 사라져 구조적으로 편의점을 이용할 수밖에 없게 된 것도 아닙니다. 편의점의 원조국 일본의 편의점 숫자는 5만5000개입니다. 일본의 인구는 1억2718만명입니다.점포 수가 2만5000개였던 5년 전에도 편의점업계에는 점포 수 증가로 점포당 매출은 줄고 포화상태로 임계점을 넘었다는 지적이 많았습니다. 당시 경영악화와 스트레스, 가맹점의 갑질 등으로 점주 여럿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안타까운 일도 있었습니다.경쟁 과열로 가뜩이나 어려운 경영환경에 인건비까지 올리냐는 지적이 많습니다. 하지만 문제가 그렇게 간단치 않습니다. 일당 6만8000원(내년 최저임금 적용)을 벌기 위해 하루 8시간 일하는 사람과 퇴직금으로 편의점 차려서 한 달 300만원 벌기도 버거운 은퇴자들의 싸움이 사안의 본질은 아닙니다.김민진 기자 enter@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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